[취재현장] 마천루 탐하는 용적률 거래
2015-07-13 14:18
서울시내 곳곳이 개발사업으로 들썩이고 있다. 현대차의 삼성동 한전부지 개발과 맞물려 송파구 잠실까지 확대한 마이스(MICE) 조성사업,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를 비롯한 각종 역세권개발과 한강변 재건축사업 등 종류도 다양하다.
이들 사업의 공통점은 '랜드마크'를 표방한다는 것이다. 특히 대형복합단지 개발은 "한국형 롯폰기힐스를 조성하겠다"는 의미로 굳어졌고, 말대로라면 재건축 단지 중에는 랜드마크 아닌 곳이 없다.
너도나도 초고층건물을 지어 랜드마크로 부상하겠다는 각오에 최근 정부도 힘을 보탰다. 인접 대지간 용적률 거래가 가능토록 결합건축제를 도입하고, 건축협정을 통해 30년 동안 약속이 지켜지게 한 것이다.
노후 건축물 리뉴얼을 위한 이 정책은 구역 단위가 아닌 개인간 자율협정이라는 데 의미가 있지만, 주변과의 조화나 기존 건축물의 의미보다는 용적률을 사고 팔아 새 건축물을 얼마나 더 높게 지을까에 집중하도록 만들었다.
이에 일부에서는 마천루의 저주에 빠질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건축물 소유주간 합의도 얼마나 잘 이뤄질지 의문이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미국 등 이미 시행 중인 해외 국가에는 없다는 이유로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지 않았다.
유독 높은 건축물이 낯설 때가 있다. 수려한 외관이지만 내부는 비어있기도 하다. 건축주는 한층 두층 쌓아 올리는 가운데 해당 건축물의 사용자를 고려하고 주변 지역을 배려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이빠진 도시가 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