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NSA, 슈뢰더 前 독일 총리 감청…"퇴임 후에도 푸틴과 친분 유지"

2015-07-13 08:42

지난 2013년 독일 니더작센주 비트문트시에서 연설을 하고 있는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前) 독일 총리. [사진= 위키피디아]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前) 독일 총리가 미국 국가안보국(NSA)로부터 퇴임 후에도 감청을 받아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독일 언론을 인용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독일 일간지 빌트의 일요판인 빌트암존탁은 NSA가 슈뢰더 전 총리를 감청한 이유에 대해 "지난 2005년 총리에서 퇴임한 후에도 러시아와의 에너지 사업에 간여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개인적 친분을 유지했기 때문"이라고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설명했다.

슈뢰더는 2006년 3월부터 러시아 북부에서 발트해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북부 스트림'(North Stream) 가스관 건설과 운영을 담당하는 에너지 컨소시엄사 '노드 스트림'의 이사회 의장을 맡아 일했다. '노드 스트림'은 러시아산 가스의 유럽 수출을 담당하는 러시아 최대 국영 석유회사 '가스프롬'이 51%의 지분을 가진 회사다.

슈뢰더는 또 푸틴 대통령과 개인적인 친분이 두터워 NSA는 그에 대한 감청을 통해 푸틴 주변과 관련한 기밀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빌트는 전했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는 지난 8일 NSA가 감청 대상으로 삼아온 전화번호 56개를 추가로 공개했다. 이 중에는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는 물론 헬무트 콜 전 총리와 슈뢰더 전 총리 밑에서 일한 이들의 번호가 포함돼 있었다.

위키리크스는 지난 2일에도 NSA가 도청한 것으로 보이는 독일의 지그마어 가브리엘 부총리 겸 경제장관과 오스카어 라퐁텐 전 재무장관 등 주요 장관과 각 부처 고위 공무원의 전화번호 69개를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