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법 무산’ 與, 심야 단독 본회의…野 “사실상 날치기” 강력 반발

2015-07-07 00:00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병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남궁진웅 기자 tmieid@]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누리당이 6일 심야 단독 본회의를 열어 61개의 민생·경제 법안을 기습 처리했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안이 부결된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본회의에 계류된 법안을 속도전으로 처리함에 따라 정국 경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야권은 즉각 “사실상 날치기”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새누리당은 이날 오후 7시 41분께 단독으로 본회의를 열고 민생 법안 처리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정의화 국회의장을 면담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오후 9시 본회의 속개를 요구했다”라며 “단독 처리가 아니라 합의된 대로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통해 “금일 오후 9시에 본회의를 속개해 새누리당 단독으로 61건의 법안 처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한 분도 빠짐없이 반드시 참석해 표결에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새정치연합은 즉각 긴급 의원총회를 열고 ‘본회의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에 여당 의원들이 참여하지 않아 무산된 만큼 그 이후 절차를 진행하는 게 의미 없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여당 단독으로 소집한 본회의에서는 창업 벤처투자를 위한 온라인 소액 투자자 모집 내용을 담은 크라우드펀딩법(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법 개정안) 등 61개의 법안이 통과됐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새누리당이 6일 심야 단독 본회의를 열어 61개의 민생·경제 법안을 기습 처리했다. 앞서 이날 오후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안이 부결된 상황에서 새누리당이 본회의에 계류된 법안을 속도전으로 처리함에 따라 정국 경색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야권은 즉각 “사실상 날치기”라며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이 밖에 △대부업법(금융위원회의 대형대부업체 관리·감독)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제2금융권으로 대주주 적격심사 확대) △할부거래법(3억원인 상조회사 자본금 요건을 15억원으로 상향) △공익신고자보호법(공익신고자 보호대상 확대 및 내부고발자 보호조치 강화) △소방기본법 개정안(소방업무의 종합계획주체를 국가에서 국민안전처로 변경) △총포·도건·화약류 단속법 개정안(전과자의 총포 소지허가 결격 기간 연장) 등도 일괄 처리했다.
 
하지만 이날 심의 안건으로 상정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 산업통상자원위원장 사임 및 선출안은 야권의 불참으로 연기됐다.

여야의 입장은 뚜렷이 갈렸다. 박대출 새누리당 대변인은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우리 경제의 불씨를 살리고 민생을 챙기기 위해 집권 여당의 책무를 다하려는 선택”이라고 강조한 뒤 “오늘 통과된 법안들은 상임위와 법사위에서 여야 의원들의 충분한 논의를 거쳐 본회의에 상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언주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은 단독 본회의를 개최한 새누리당을 향해 “또 다른 배신의 정치”라며 “새누리당 의원들이 과반을 점한 의석수를 믿고 오늘 법안을 단독으로 처리하는 것은 사실상 날치기”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 의장은 “국회법 재의안의 투표 불성립 후에 새정치연합 원내지도부가 30~40분 정회를 요청하면서 의총 후 본회의에 꼭 참석해 나머지 안건을 표결 처리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런 약속을 지키지 않은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맨 오른쪽) [사진제공=청와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