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13일간 시총 3000조원 증발...그리스 GDP의 12배

2015-07-03 11:09
중국 상하이종합 13거래일 1400포인트 폭락, 계좌 하나당 5000만원 이상 증발
일부 외신 "그리스 부도 보다 中 증시 급락이 더 심각".. 中 증권업계 "부양책 더 있다"

중국 증시 급락으로 13거래일간 무려 3000조원이 사라졌다. [사진 = 중국신문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증시가 위험하다. 5000선을 넘어서며 최고조에 오른 뒤 3주간(거래일 13일간) 급락세가 이어졌다. 순식간에 시총 3000조원이 증발한 것이다.

텐센트재경(騰訊財經)은 지난달 12일 5178포인트를 기록했던 상하이종합지수가 다음 거래일인 15일을 시작으로 이달 2일까지 13거래일간 무려 1400포인트나 급락했다고 2일 전했다.

상하이종합지수와 함께 선전성분지수, 중국판 나스닥인 창업판 지수도 급락하면서 이 기간 상하이·선전 두 거래소 시총 16조4300억 위안(약 3000조원)도 사라졌다. 3000조원은 최근 선진국 최초로 국가부도를 맞은 그리스 국내총생산(GDP) 2071억 달러(약 232조원)의 12배를 웃도는 엄청난 규모다.

급락세에 제동을 걸기 위해 중국 인민은행이 유동성을 대거 공급하고 증권 당국이 신용거래 완화 등 부양카드를 꺼내들었지만 2일 상하이종합지수는 4000선도 무너진 3912.77로 장을 마감했다. 부양책 약발도 제대로 먹히지 않고있는 것이다.

봉황재경(鳳凰財經)은 이날 일부 외신보도를 인용해 "최근 글로벌 경제의 '최대 이슈'는 그리스 부도가 아니라 중국 증시 급락"이라며 "중국 증시 폭락의 파장이 그리스 부도를 크게 웃돌 것"이라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프레드릭 뉴먼 HSBC 아시아경제연구부 총괄은 "향후 몇 주 혹은 몇 개월 이내에 중국 증시 급락의 여파가 전세계로 번질 것"이라며 "이는 그리스 재정위기에 비할 바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중국 증시가 내리막길을 타게 되면 세계 최대시장 중국의 수요 역시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13거래일간 3000조원이 증발했다는 것은 하루 평균 1조1700억 위안(약 211조원) 이상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6월 넷째주 주식거래 유효계좌 총 5076만6000개를 기준으로 추산하면 13거래일간 계좌 하나당 사라진 잔액도 무려 32만 위안(약 5775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증권업계는 "조정장은 지속될 수 있으나 불마켓 기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면서 "지나치게 우려하거나 성급한 결론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 근거로는 아직 중국 당국이 '증시 혼란'을 안정시키기 위해 꺼내들 수 있는 부양책이 남아있다는 사실이 언급됐다.

해통(海通)증권은 "200조원에 달하는 양로기금 증시 유입이 예고됐고 중국 당국이 주식거래 인화세(일종의 거래세) 인하를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인화세 인하는 증시 급등락을 저지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시장 기대감이 크다.

중국 자산관리업체 신농투자(神農投資) 관계자는 "오히려 지금의 급락과 조정장이 향후 탄탄한 기업의 안정적 주가상승의 기반이 될 수 있다"면서 "일각의 우려와 달리 중국 증시의 불마켓 기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