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화제] 중국 '톱2' 베이징대-칭화대 신입생 쟁탈전 '점입가경'
2015-06-29 10:31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
“모 대학이 베이징대로 마음을 정한 수험생에게 전화를 걸어 베이징대가 사기를 친다고 비방했다.”<베이징대>
“돈으로 신입생을 사려 하다니……. 학생들에게 나쁜 짓을 가르칠 참이냐?”<칭화대>
중국 양대 명문대로 꼽히는 베이징(北京)대와 칭화(淸華)대의 쓰촨(四川)성 입학처가 28일 공식 웨이보(微博)를 통해 신입생 유치를 둘러싸고 볼썽 사나운 설전을 벌였다. 상대 대학이 부정한 방식으로 신입생을 유치하고 있다는 등 노골적인 비방이 몇 차례 오고 간 뒤에야 비로소 해당 글은 삭제됐다.
사실 ‘중국판 대학수학능력시험’이라 불리는 가오카오(高考) 성적표가 발표되면 대학가에서는 그 때부터 각 지역별 1등인 ‘장원 (狀元)’을 모셔가기 위한 치열한 쟁탈전이 펼쳐진다.
대학 1~2위 순위를 다투는 베이징대와 칭화대간 신경전은 더욱 날카롭다. 그 동안 물밑에서 암암리에 이뤄져 왔다면 올해는 수면 위로 드러난 것일 뿐이다.
중국 교육부는 대학가의 과열된 신입생 쟁탈전을 예방하기 위해 연초 '신입생 모집 금지령 26조'도 발표했다. 여기엔 입학 보장이나 장학금 따위를 약속하며 신입생을 모집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하지만 장원 쟁탈전의 근본적 원인은 결국 중국 대학 입시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게 사회 각계의 중론이다. 가오카오 성적 하나만으로 진학하다 보니 각 대학마다 신입생 평균 입학점수를 높이기 위해 장원에 집착하게 된다는 것.
슝빙치(雄丙奇) 21세기교육연구원 부원장은 더 높은 점수의 학생을 서로 유치하려다 보니 이 같은 부작용이 생긴 것이라며 “가오카오나 대학 신입생 선발 방식에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경보(新京報)는 29일자 사설에서 현실적으로 신입생을 자주적으로 선발할 권력이 없는 대학들이 점수에 따라 선발하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생기는 결과라며 대학입시 제도 개혁을 촉구했다. 경화시보(京華時報)도 '캠퍼스 장원 쟁탈전은 가장 저급한 경쟁'이라는 제목의 평론에서 베이징대와 칭화대가 신입생 쟁탈이 아니라 대학개혁이나 인재 배양 등 방면에서 선의의 경쟁을 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