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화제] 위린 개고기축제 논란 “전통문화냐 야만행위냐”

2015-06-22 10:32
매년 하지때 개고기축제 개최…올해 국제 비난여론 속 폐지

중국 연예인 판빙빙(가운데)이 개고기 축제 반대 운동 캠페인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판빙빙 웨이보]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광시(廣西)장족자치구 위린(玉林)시 정부가 오는 22일(하지)부터 열 예정이었던 '개고기 축제'가 결국 국제적 비난 여론 속에 폐지됐다.

올해 위린시 정부는 개고기 축제를 금지하고 공공장소에서 개를 도살하는 행위도 막고 도살장을 눈에 띄지 않는 곳으로 옮기게 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축제를 앞두고 여전히 민간에서는 개 도살행위가 이뤄지고 있다고 홍콩 명보(明報) 등이 22일 보도했다. 

위린시에서는 수 백년 전부터 여름철 보양식으로 개고기를 먹는 풍습이 이어져 내려왔다. 1990년대부터 매년 하지부터 개고기 축제를 열었다. 전국 각지에서 개고기를 먹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매년 축제 때마다 수 만마리가 넘는 개가 도축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2013년부터 국제 동물애호가들 사이에서 ‘개고기 축제’ 보이콧 움직임이 일기 시작했다.

올해도 위린 개고기 축제 '보이콧' 운동은 여느 때보다 거셌다. 수주일 전부터 트위터에서 진행된  '스톱 위린2015'라는 반대 캠페인에는 21일 기준 25만명이 넘게 지지를 선언했다.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Change.org)에 미국 동물보호 단체가 올린 축제 반대 청원에는 350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팝스타 레오나 루이스, 영화배우 이안 소머헐더, 축구선수 패트릭 뱀포드(영국 첼시) 등도 개고기 축제 반대를 선언했다. 중국 판빙빙(范冰冰) 등 중국 대륙 연예인 10여명도 개고기 반대 공익 동영상을 촬영하는 등 개고기 축제 보이콧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일부 동물애호가들은 아예 광시 위린시를 찾아가 반대 운동을 벌이는가 하면 100여마리 개를 도축하지 못하도록 사들이기도 했다. 지난 해에는 동물애호가와 개 도축업자 간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중국 내부에서는 개고기 축제를 지지하는 여론도 있다.  위린시에서 전통적으로 이어져온 축제로 굳이 폐지할 필요가 있냐는 주장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이슬람 교도인 회족(回族)은 돼지고기를 먹지 않지만 다른 민족이 돼지고기를 먹지 않는다고 반대하지 않듯 서로의 풍습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무분별하게 개를 도축하는 행위를 철저히 단속해  건전한 개고기 축제 문화를 만듦으로써 오히려 위린 만의 전통 문화축제로 발전시켜 나갈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