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토드라마 캐릭터 열전3] ‘오렌지 마말레이드’ 여진구기에 가능한 정재민

2015-06-27 01:00

[사진=KBS2 '오렌지 마말레이드']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잘생긴 외모에 전교 1등, 운동까지 만능인 진짜 ‘엄친아’ 정재민. 여학생들의 우상인 재민이지만 아무도 그의 진짜 속내를 모른다. 가깝고도 멀게 느껴지는 소년. ‘오렌지 마말레이드’의 남자주인공이다.

젠틀한 성격이지만 모두와 거리를 두고, 아무와도 속내를 나누지 않는다. 한때 그토록 좋아했던 음악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기타를 포기하고 두 번 다시 거들떠보지 않는 이유에 관해서도 비밀에 부쳤다.

누구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는 남모를 아픔 때문에 일찍 어른이 되어버린 18살. 젠틀한 행동 아래 숨긴 얼음 같은 딱딱한 마음에 어느 날, 균열이 일기 시작한다. 묘하게 신경 쓰이는 전학생 백마리(설현)때문이었다.

KBS2 금요드라마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뱀파이어와 인간이 평화협정을 맺고 공존한다는 배경을 설정으로 뱀파이어 백마리와 한시후(이종현), 정재민의 종족을 뛰어넘은 사랑과 우정을 그리고 있다.

완벽한 ‘엄친아’처럼 보이지만 엄마 민하(이일화)가 뱀파이어 윤재(송종호)와 재혼하자 좋아하던 기타를 내려놓을 정도로 뱀파이어를 혐오하는 재민은 자신의 첫사랑 백마리가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큰 충격에 빠진다.

첫사랑에 대한 혼란과 엄마에 대한 원망, 새 아버지 윤재에 대한 분노로 마음을 잡지 못하는 사춘기 소년 재민은 여진구의 탄탄한 연기력과 작품에 대한 이해도로 완벽하게 표현되고 있는 상황이다.

여진구의 연기력은 시즌 2에서도 발휘된다. ‘오렌지 마말레이드’는 4회까지 현대물이었던 이 드라마는 5회, 시즌 2를 시작하며 배경을 17세기로 옮겨오는 실험을 감행했다. 뱀파이어 시후가 자살하고, 마리가 세상에서 숨고, 재민이 기억을 잃은 뒤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지는 형식이다. 시즌2는 뱀파이어와 인간이 평화협정을 맺은 300년 전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있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을 통해 명품 사극연기를 선보인 바 있는 여진구는 더욱 성숙해진 연기력으로 드라마의 전개를 매끄럽게 돕고 있다.

시즌2에서도 ‘엄친아’로 등장하는 재민은 병조판서 정병권의 외아들로 수려한 용모에, 덕망과 학식까지 겸비한 지덕체의 바른 예. 조선 팔도의 뻬어난 동량들만 모인다는 성균관에서도 재민은 단연 군계일학으로 명망이 드높다.

하지만 재민의 부친은 재민이 그리 탐탁지 않다. 재민이 유서 깊은 무관 가문의 자손으로서 무장이 되어 전장에 설 수 없기 때문. 재민은 피만 보면 기절해버리는 ‘피 공포증’을 앓고 있었다.

시즌 1에서 절절하고 애달픈 첫사랑을 품었던 재민은 500년 전에도 순탄치 않은 사랑을 시작하고 있었다. 백정 신분의 마리에게 반하고 만 것이다. 마리와 재민은 백정과 양반이라는 신분의 차, 재민의 정혼자, 인간과 흡혈귀라는 종의 격차 등의 장애물로 하루도 마음이 편할 날이 없다.

시즌1의 안타까운 사랑이야기와 시즌2의 흥미로운 사극으로 점점 더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오렌지 마말레이드’ 정재민이 어떻게 성장하게 될지,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기대가 모아진다.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55분 방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