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연세대·홍익대 등 대입논술 절반 가까이 교육 과정 벗어나”

2015-06-25 09:24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이화여대, 연세대, 홍익대 등의 2015 대입논술 문제가 절반 가까이 교육과정에서 벗어나 선행교육 규제법을 심각히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25일 교육부가 이들 교육과정에서 벗어난 문제를 출제해 선행교육 규제법을 위반한 대학들에 대해서는 엄중한 행정제재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대학이 2016학년도부터는 대입논술 문제 출제 시 교육과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하며 교육부가 대학의 교육과정 준수 여부에 대한 판단을 대학의 자체 판단에 맡겨서는 안 되고 교육부와 시민단체 합동 검증위원회를 구성해 엄정한 법 준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또 대학이 논술 전형에서 전공 여부에 관계없이 수학에 비중을 높게 두는 폐단을 속히 개선해야 하며 문과는 말할 것도 없고 자연계열 속에서도 모든 전공 논술고사에서 수학을 필수로 정하는 관행을 금지하고 전공에 따라 전공 관련 과학 교과 논술은 필수, 수학은 선택으로 돌려야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는 대학이 지나치게 높은 비율의 본고사형 문제 출제를 시급히 개선해 ‘학생이 사고하는 과정을 평가’한다는 논술고사의 취지를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박홍근 의원은 선행교육규제법이 제정된 후 처음으로 대학들의 준법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2015학년도 서울 주요 13개 대학의 자연계 논술 문제를 분석한 결과 고교 교육과정 이외에서 논술고사를 출제한 비율이 2014학년도 20.9%에서 2015학년도에는 21.3%로 오히려 1.9%포인트가 늘었다고 밝혔다.

수학의 경우는 21.7%에서 25.6%로 증가해 수학 학습 부담 경감에 대한 시민들의 요구와 정부의 노력을 무색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조사 결과 건국대․동국대․서울시립대․숙명여대는 모든 문제를 고교 교육과정 내에서 출제했고 서강대․경희대․한양대․중앙대가 교육과정 외 출제 비율을 낮췄지만 그 외의 대학들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분석은 올해 4월 8일부터 6월 1일까지 약 2개월간 진행돼 관련 분야에서 박사 과정을 전공한 전문성을 갖춘 이들을 포함해 74명의 현직 교사들이 과정에 참여했다.

2015학년도 주요 13개 대학의 자연계 논술고사의 21.3%(출제된 301문제 중 64문제)가 고교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014학년도 대학과정 출제율인 20.9%에 비해 1.9%포인트가 늘었다.

이화여대(52.9%), 연세대(47.8%), 홍익대(45.5%)는 절반가량의 문제가 교육과정을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성균관대(29.3%), 한양대(22.2%), 중앙대(18.2%), 서강대(12.5%), 고려대(6.8%), 경희대(2.1%)도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를 출제해 선행교육 규제법을 위반한 대학은 9곳이었다.

건국대, 동국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가 모든 문제를 교육과정에서 출제해 법을 준수했고 경희대는 48문제 중 교육과정을 벗어난 문제가 1문제로 교육과정을 준수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대학과정 출제율이 75%로 이 부분에서 가장 미흡했던 서강대가 12.5%(16문제 중 2문제가 교육과정에서 벗어남)로 나타나 예년에 비해 교육과정을 준수하려는 노력을 보였다.

13개 대학 모두가 논술고사를 실시하는 교과인 수학의 경우 25.6%(129문항 중 33개)가 고교 교육과정 밖에서 출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4학년도 발표한 수학 교과 대학과정 출제율인 21.7%보다 3.9%포인트가 오른 수치다.

대학별로는 연세대 83.3%, 이화여대 52.9%, 홍익대 45.5%, 중앙대 40% 순으로 출제비율이 높았다.

분석한 문항 중 84.1%(301문항 중 253개)가 본고사형으로 출제돼 대학별로는 서강대, 서울시립대, 숙명여대, 이화여대, 한양대, 홍익대가 모든 문제를 본고사형으로 출제했고 동국대(33.3%)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들도 본고사형 출제 비율이 70~80%에 달했다.

주요 13개 대학 중 2015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논술전형의 비중(48.5%)이 가장 크며 선발인원(1364명)이 가장 많은 대학은 성균관대로 나타났다.

성균관대 수시를 준비하는 수험생의 절반가량이 논술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을 느끼고 있으며(1171명을 선발하는 논술우수자 전형의 경우는 수능 최저학력기준까지 적용되어 부담이 가중됨) 또한 13개 대학 중 이례적으로 논술전형을 ‘논술우수자’와 과학인재‘라는 두 가지 트랙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중 ‘과학인재’ 전형은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지 않아 성균관대 자연계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수능 부담이 적은 이 전형에 응시할 가능성이 있고 두 트랙의 논술 문제들은 100문항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2015학년도 논술우수자 50문항, 과학인재 42문항, 총 92문항).

2016학년도에도 동일한 방식으로 논술전형을 운영해 성균관대 논술을 준비하는 학교의 교사와 학생은 많은 양의 기출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부담을 갖게 되는 상황이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