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학년 한글교육 한달로 끝내 사교육 조장”

2015-06-02 10:57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초등학교 1학년 한글교육이 한달로 끝나 사교육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현행 한글 기초교육의 실태와 문제점을 짚어본 결과 공교육에서 한글 기본 교육이 교육과정상 턱없이 부족한 상태로 영유아 단계의 한글 사교육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단체는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육과정은 1~3단원 총 27시간이 한글 해득을 위한 시간으로 배정돼 있고 그 뒤의 4~8단원은 한글을 깨쳤다는 전제하에 수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27시간은 지난 2007 개정에 비하면 2배 가량 늘어난 시수이지만 이 조차도 한글을 전혀 선행하지 않은 학생의 기준에서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고 지적했다.

교사, 학부모 등 관련자들은 한글 교육에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단체는 2015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을 앞두고 교육 당국과 각론 연구진이 이러한 상황을 반영해, 공교육이 한글해득을 책임지는 구조로 개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공교육이 철저하게 한글해득을 책임질 수 있도록 이번 2015 국어과 교육과정 개정을 통해 난이도와 수업시수의 대폭적 조정이 뒤따라야 하며 초등학교 1~2학년군 전체를 우리말 익히는 시기로 상정해 단순한 한글해득이 아니라 우리말을 이해하는, 깊이 있는 시간으로 구성할 것을 요구했다.

단체는 현재와 같이 말하기, 듣기, 쓰기, 읽기의 분과화된 교육과정이 아니라, 언어의 통합성과 이 시기 아동의 발달적 특성을 고려한 교육과정이 마련돼야 하며 각론 작업에 참여하는 연구진들이 각자의 전공분량에만 초점을 맞추지 말고, 아동 발달단계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아동발달 전문가, 교사들과의 충분한 의견교환을 통해 초등학교 1~2학년군 국어 교육과정에 대한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밝혔다.

단체는 또 교육과정의 개선과 함께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는 교사연수가 반드시 동반돼야 하며 3~4월부터 시작하지만 교육과정에는 없는 알림장 쓰기, 받아쓰기 등 학생에게 학습부담을 주는 교수법이 근절되도록 철저한 교사연수를 시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유아교육과정인 누리과정만을 이수했더라도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어떠한 교육적 불이익이 없이, 누구나 같은 출발선에서 한글교육을 시작할 수 있다는 신뢰가 부모들 사이에 형성돼야 하며 이를 위해 교육과정 개정시 유아교육과 초등교육 현장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하고 각 분야 전문가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누리과정과 초등교육과정의 연계를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는 교육 당국이 교육과정의 개정과 더불어 현재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는 영유아 한글 사교육에 대한 제동을 걸어야 하며 현재 발달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교재·교구, 학습지가 무분별하게 유통되고 있는 가운데 영유아라는 발달상 특수한 시기를 고려해 사교육 시장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해야 하며 부모들에게도 올바른 정보를 제공해 업체와 시장의 논리에 현혹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영유아 한글 선행 사교육 실태는 대상연령이 더 낮아지고 단순히 읽기·쓰기력을 뛰어넘어 글의 이해력까지 요구되고 있다.

육아정책연구소 ‘영유아 교육·보육비용 추정연구Ⅱ’ 결과를 살펴보면, 학습지를 이용하는 영유아 중 84.9%가 한글 과목을 이용하고 있었고 이렇게 학습지를 이용하는 이유로는 ‘초등학교 선행학습’이 절반 이상인 50.7%를 차지했다.

초등학교 선행이 목적이라는 응답은 전년도보다도 10%p(2013년 39.7%) 이상 증가한 수치로 영유아 단계에서의 선행학습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입학 전, 영유아 시기의 한글 문자교육은 발달상 부적합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문자교육의 적기는 두정엽과 측두엽이 발달하는 만 6세 이후(초등시기)로 만 3~6세 유아기의 선행교육은 오히려 뇌를 손상시키게 된다는 연구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교육내용의 난이도도 큰 문제로 지적된다.

한글해득을 위한 1~3단원의 교육내용 조차도 한글 선행자를 위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고 그 다음 차시도 ‘바르게 앉아 글씨 쓰기’ ‘낱말을 읽고 따라 쓰기’와 같이 한글이 선행된 학생을 기준으로 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행 초등학교 1학년 국어 교과서에서는 읽기와 쓰기 영역에서 ‘글씨를 바르게 쓰기’, ‘문장을 정확하게 쓰기’, ‘정확하게 읽기’ 등에 초점을 두고 있어 성취기준의 수준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누리과정과 초등교육과정에서 많은 격차가 벌어질 경우 누리과정만을 소화하고 입학한 학생의 경우 초기 수업을 따라가기 어려울 것이고 문자에 대한 학생의 부담도 높아진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