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선진 6개국보다 수학 25% 이상 많이 배워”

2015-05-28 11:10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우리나라가 선진 6개국보다 수학 과목을 25% 이상 많이 배우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는 28일 수학 교육과정 국제비교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선진 6개국의 초중고 수학 교과서를 연구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면서 우리나라 학생들이 배워야할 수학 내용이 초등학교 26.9%, 중학교 29.2% 더 많거나 빨리 배워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발표했다.

단체는 대부분의 나라가 중학교에서 배우는 비례 부분(비율과 비례식, 정비례와 반비례 등)을 우리나라도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로 올려 제대로 가르쳐야 하며 중학교에서는 논증 기하 부분(논리적 연역법인 수학적 증명)을 고등학교로 올리고, 중학교에서는 도형을 직관적으로 이해하는 것을 강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문과 학생들 모두에게 미적분은 배우도록 하는 것은 고등학교에서는 미적분Ⅱ를 대학으로 올리고, 미적분Ⅰ을 이과만 배우도록 해야 하며 주입식 강의에 적합한 수학 교과서를 발견 학습이 가능한 체제로 수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교과서에서 다루는 용어와 과제가 학생들의 경험과 실생활에 친숙한 소재로 구성돼야 하며 고등 사고력을 유발하는 과제가 개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전국수학교사모임과 좋은교사운동의 협조를 받아 2013년 11월부터 1년 반 동안 초․중․고등학교 현직 교사들을 중심으로 33명의 연구진을 구성해 미국, 일본, 싱가포르, 영국, 독일, 핀란드 등 선진 6개국의 수학 교육과정과 교과서를 수집해 분석한 것을 토대로 한 것이다.

우리나라 수학은 양적인 면에서 국제적으로 많은 것을 빨리 가르치고 있었지만 발견학습, 협력학습, 토론․토의 학습 등 교수․학습 방법 면에서 볼 때 국제적인 수준에 많이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초등학교에서 배우는 68개의 수학 항목 중 18.3개(26.9%)가 6개국의 평균보다 내용이 많거나 배우는 시기가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중학교에서 배우는 60개의 수학 주제 중 17.5개(29.2%)가 6개국 평균보다 내용이 많거나 배우는 시기가 빨랐다.

단체는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 한 가지 학습 주제를 단번에 가르쳐서 끝내지만 다른 나라에서 여러 학년에 걸쳐서 반복적으로 가르치는 나선형 교육과정을 택하는 이유는 학생들이 한 번 배울 때 충분하게 이해하기 어렵고 인지 발달에 따라 이해하는 정도가 다른 것을 고려하여 처음에는 간단하게 도입했다 학년이 더할수록 점점 심화된 내용으로 확장해 지도하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6학년에서 배우는 내용 중 규칙성 영역의 비와 비율, 비례식과 비례배분, 정비례와 반비례 부분은 미국과 일본을 제외하고는 모두 중학교에서 제대로 배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도 이번 2015 교육과정 개정에서 이 부분을 중학교로 올려 학생들의 학습 부담을 경감시켜야 한다고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강조했다.

우리나라 중학교 2, 3학년에서 배우는 내용 중 기하 영역의 논증 기하는 성취 기준이나 내용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일본을 제외하고는 모두 고등학교에서 제대로 배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우리나라도 이번 2015 교육과정 개정에서 이 부분을 고등학교로 올려 학습 부담을 경감시켜야 한다고 단체는 밝혔다.

미국은 미적분이 고등학교 교육과정에는 없고 다만 이공계로 진로가 정해진 이후 대학 과정의 선이수 개념으로 AP 미적분을 이수하고 있어 고등학교 교육과정에 미적분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고 AP 미적분도 이과 학생들 중에서만 이수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의 센터시험의 경우 미적분이 포함된 수학Ⅱ를 대입시에서는 필수로 하는 대학은 없었고 여러 과목 중 하나를 선택하는 중에 들어간 경우가 있었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1, 2학년에 해당하는 영국의 키스테이지 4의 수학 교육과정에는 미적분은 없었고 대학을 가기 위해 거치는 A 레벨 시험의 경우 80여 개의 과목 중 3과목만 선택하는 것으로 미적분을 모두가 이수해야 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