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과 '경제밀월' 확대하는 러시아...대중국 최대 원유 수출국 부상

2015-06-24 10:00

[사진= 아이클릭아트]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러시아가 처음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대(對)중국 최대 원유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외교를 넘어 경제 무대에서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의 밀월 관계를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달 러시아의 대중국 원유 수출량이 전월대비 21% 증가한 하루 평균 93만 배럴을 기록, 사우디아라비아의 72만2000배럴을 넘어섰다고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간 1위를 지켜왔던 사우디아라비아는 지난달 대중국 수출규모가 전달과 비교해 43% 가까이 감소해 앙골라에도 뒤진 3위로 밀려났다. 

세계 최대 산유국 중 하나인 러시아는 유럽에서 아시아로 수출처를 전환 중이고, 중국 역시 중동산 원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수입처 다변화를 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경제 제재로 위기에 몰린 러시아는 원유 수출 가격 협상에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보다 유리한 조건을 내걸고 대중국 수출 물량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기에 국영 로스네프트 등 러시아 석유기업들이 중국과 체결한 '석유담보대출'(oil-for-loan) 계약 또한 러시아의 대중국 원유 수출 확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석유담보대출은 러시아가 중국으로부터 대출이나 차관을 받고나서 이를 석유로 상환하는 방식이다.

아미트라 센 에너지어스펙츠 원유 리서치 대표는 "러시아가 중국과 장기적인 원유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향후 몇 년간 중국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 규모는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며 "우리가 지난 2007년 해당 통계를 낸 이후 러시아가 중국의 최대 원유 공급국으로 올라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FT는 통계 결과가 유동적이라면서 여전히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의 핵심 원유 공급국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지난 4월 사우디아라비아의 대중국 원유 수출량은 지난 3년래 최대 규모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번 집계는 OPEC 이외 최대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가 중국에서 영향력을 높여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FT는 풀이했다. 러시아의 대중국 수출은 지난 2010년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아울러 이같은 추세는 그간 세계 최대 시장 중국의 원유 공급을 책임지고 있던 중동국가들에게 도전 과제가 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