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미국 원유 수출 6년래 최저...중국으로 공략 노선변경
2015-05-18 14:44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대(對) 미국 원유 수출이 6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미국이라는 핵심 고객을 잃게 된 사우디는 그 손실을 메우기 위해 최근 원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이 사우디로부터 수입한 원유량은 하루 평균 100만 배럴 이하로 떨어졌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2013년 미국의 사우디산 원유 수입량은 150만 배럴이었다.
미국으로 들어오는 사우디산 원유가 하루 평균 100만 배럴 이하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로 원유 수요가 대폭 축소됐던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월별 기준으로 100만 배럴 선을 밑돈 적은 있었으나, 이처럼 오랫동안 지속된 적은 없었다. 유일하게 지난 1980년대 이와 비슷한 상황이 발생한 적이 있었으나, 이는 사우디가 유가 인상에 실패한 이후 산유량을 고의적으로 줄인 데 따른 것이었다.
사우디의 대미 원유 수출이 현저히 줄어든 것은 셰일 혁명으로 미국의 원유 수요가 감소한 데다가 캐나다산 원유의 수입량이 급격히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미국의 캐나다산 원유 수입량은 하루 평균 300만 배럴 이상에 달한다. 이는 2011년과 비교해 대략 100만 배럴 가량 증가한 수치다.
미국의 원유 수입량이 감소하면서 사우디의 원유 시장 점유율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사우디는 대미 수출 감소에 따른 공백을 아시아에 대한 수출 확대로 메우고 있다. 특히 미국과 함께 세계 최대 원유 소비국으로 떠오른 중국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현재 중국의 사우디산 원유 수입량은 하루 평균 100만 배럴을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국과 사우디의 경제관계 약화가 사우디의 원유시장 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의 제이슨 보르도프 국장은 "지난 한 해 동안 사우디는 미국이 시장에서 쇠퇴하고 아시아 국가들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며 "그들은 다각화를 원했고, 지정학적 이유로 미국의 존재가 필요했다"며 사우디의 전략에 오류가 있었음을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