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중동의 핵심 오일트레이더로 영향력 확대
2015-04-29 11:17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기업들이 중동 시장서 원유 거래를 주도하면서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최대 국영 석유·가스 업체 중국석유천연가스(中國石油·CNPC)의 트레이딩 사업부인 차이나오일(Chinaoil)이 4월 한달간 약 45카고(1카고 = 약 50만 배럴)에 달하는 오만과 아부다비산 원유를 사들였다고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는 2250만 배럴에 해당하는 규모로 전 세계 일일 원유 수요량의 4분의 1 수준과 맞먹는다. 차이나오일이 사들인 45카고 중 31카고는 또 다른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의 트레이딩 자회사인 우니펙(Unipec)이 판매한 것으로 이는 중국 기업들이 원유 가격 결정의 주요 플레이어로 떠올랐음을 보여준다. 우니펙은 이달 1카고 분량의 원유를 사들이기도 했다.
최근 중국기업의 중동산 원유 거래량은 그 규모나 영향력 면에서 주목할만하다. 특히 국제 시장에서의 브렌트유 가격을 65달러까지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는 등 중동 유가 기준 결정에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두바이상품거래소(DME) 상품 및 서비스 부문 오웨인 존슨 수석은 "중국 기업들은 점차 중동 원유 시장에서 가격 결정자로 부상하고 있다"면서 "이달 이 두 기업들의 행보는 국제 원유 시장 내 중국 기업들의 파워를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라고 평했다.
전문가들의 중국기업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된 국제유가 하락세에 힘입어 저유가를 활용해 전략비축유 확보에 나서기 위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 외에도 차이나오일의 경우 원유 거래를 글로벌 에너지 정보 제공업체 플랫츠가 운영하는 전자거래 시스템 'E-윈도우'를 통해 하고 있다는 점에서 국제 원유 시장에서 기준 가격 결정 등의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다고 보고 있다.
E-윈도우에는 두바이, 오만, 아랍에미리트(UAE) 등지에서 생산되는 원유가 거래되는 곳이다. 보통 현물시장의 원유 거래는 사적으로 이뤄지지만, 플랫츠를 통한 전자거래는 가격이 공개되고, 성사된 가격은 시장의 벤치마크(기준)에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