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한국인 남성 세 명이 22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시내 두오모 성당 부근에서 허가 없이 카메라 장착 무인 비행기(드론)를 날리다가 성당 꼭대기 첨탑 케이블에 부딪치는 사고를 냈다.

이탈리아 통신 안사 통신에 따르면 신원이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각각 42세, 39세, 35세의 한국인 남성들이 이날 오전 두오모 성당 앞 광장에서 성당 꼭대기 첨탑 주변으로 드론을 날리기 시작했다. 이를 발견한 두오모 성당의 유지·관리를 책임진 ‘베네란다 파브리카’라는 회사가 “정체불명의 드론이 성당 주위를 날고 있다”며 경찰에 신고하면서 일이 커졌다.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드론을 조정하고 있는 한국인 남성 세 명에게 다가섰고 당황한 이들은 원격 조정을 하지 못했다. 하늘을 날던 드론은 결국 방향을 잃고 두오모 성당의 가장 높은 첨탑에 장식된 금빛 마리아 동상 근처 테라스 지붕에 설치된 케이블에 부딪혔다. 이 케이블은 마리아 동상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다행히 케이블이 끊어지지는 않았다.

이탈리아 경찰은 두오모 성당의 역사적 가치 등을 고려해 드론을 조정한 이들을 재산 파손 등의 혐의로 조사했다고 이탈리아 일간 라 레푸블리카는 전했다.

이 한국 남성들이 항공 촬영을 하려 했던 이유는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이들은 밀라노 엑스포 행사장에 설치된 한국관에서 설명회를 개최하기 위해 이탈리아에 입국했으며, 두오모 성당 주변에서 항공 촬영을 하려 했던 것일 뿐이라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재복 밀라노 총영사는 “밀라노 두오모 성당 주변은 비행금지 구역이고 드론을 띄우려면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조사를 받고 경찰서에 남아 있던 3명 가운데 2명이 이날 밤늦게나마 풀려날 수 있도록 현지 당국과 적극적으로 대화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