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0야드 장타자’ 박성현, 내셔널타이틀 한국여자오픈서 첫 승

2015-06-21 17:13
이정민을 2타차로 제치고 2주전 역전패 설욕…'드라이버샷 입스' 극복하고 톱랭커 대열에…김효주 공동 9위·‘부상’ 전인지 공동 26위

박성현이 한국여자오픈 최종일 아이언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KLPGA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계에 ‘장타 스타’가 떴다. 국가대표 출신의 박성현(넵스)이 그 주인공이다.

박성현은 21일 인천의 베어즈베스트청라CC(파72·길이6635야드)에서 열린 ‘기아자동차 제29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7억원) 최종일 5타를 잃었으나 4라운드합계 1오버파 289타(73·69·70·77)로 이정민(비씨카드)을 2타차로 제치고 우승상금 2억원을 차지했다.

2010년 국가대표를 거쳐 2012년 10월 KLPGA투어에 입회한 박성현은 이번 우승이 정규투어 첫 승이다. 종전 최고성적은 2주전 롯데칸타타오픈에서 거둔 2위였다.

박성현은 투어 첫승을 내셔널타이틀 메이저대회에서 거두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시즌 상금랭킹 1위를 달리는 전인지(하이트진로)도 2013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첫 승을 거둔 후 톱랭커로 발돋움했다.

박성현은 특히 2주전 롯데칸타타오픈에서 최종일 3타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연장끝에 이정민에게 역전패했다. 이날 챔피언조로 함께 플레이한 이정민에게 깨끗이 설욕한 셈이다. 박성현은 시즌 상금이 3억1365만여원으로 불어나면서 상금랭킹 4위로 올라섰다. 부상으로 기아자동차의 카니발도 받았다.

박성현은 드라이버샷 거리가 270야드를 넘는 장타자다. 아마추어 시절과 프로데뷔 후 한참동안 ‘드라이버 입스(yips)’에 걸려 고생했는데도 KLPGA 투어프로 가운데 다섯 손가락 안에 들만큼 드라이버샷을 멀리 날린다. 이날도 함께 플레이한 이정민을 거리에서 압도했다.

두 선수는 1,2위로 최종라운드에서 챔피언조에 편성되자 서로 우승을 자신했다. 이정민은 “골프에서 거리가 전부는 아니기 때문에 최종일 집중력을 발휘해 역전하겠다”고 말했고 박성현은 “동반플레이하기를 기다렸다. 두 번 다시 역전패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각오를 밝혔다.

2,3라운드 선두 박성현은 이정민에게 5타 앞선채 최종라운드에 돌입했다. 1대1 매치플레이를 연상시켰다. 12번홀까지 박성현은 1타를 줄이며 제자리걸음을 한 이정민에게 6타나 앞섰다. 승부가 손쉽게 결정되는 듯했다. 박성현은 그러나 물을 끼고 있는 13번홀(파4)과 14번홀(파5)에서 보기-트리플 보기를 하며 두 홀에서 4타를 잃었다. 박성현과 이정민의 간격이 순식간에 2타로 좁혀졌다. 그 사이에 양수진과 안신애도 2위권으로 올라섰다.

박성현은 더욱 17번홀(파3)에서 3퍼트로 이날 네 번째 보기를 했다. 2위권과 간격이 1타로 좁혀지면서 연장 승부도 예상됐다.

박성현은 자신의 말대로 두 번의 역전패는 당하지 않았다. 박성현은 ‘포대 그린’ 형태의 까다로운 18번홀(파4)에서 파를 잡으며 보기에 그친 이정민을 연장 일보전에서 따돌렸다.

안신애(해운대비치리조트)와 양수진은 합계 4오버파 292타로 공동 3위, 장수연(롯데) 김소영 김예진과 아마추어 국가대표 이소영(안양여고)은 6오버파 294타로 공동 5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챔피언이자 여자골프 세계랭킹 4위 김효주(롯데)는 합계 7오버파 295타로 안송이 하민송과 함께 공동 9위에 올랐다. 시즌 상금랭킹 1위 전인지(하이트진로)는 이날 후반 부상으로 고투한 끝에 합계 14오버파 302타로 공동 26위를 차지했다.

한편 코스를 어렵게 셋업한 탓인지 72홀 합계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장타자' 박성현이 한국여자오픈 최종일 4번홀(파5)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리고 있다.                  [사진=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