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누리과정 예산 빼고 고교무상교육만 면피용 신청”

2015-06-18 09:37

[박홍근 의원실]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교육부가 내년 예산 편성 과정에서 누리과정을 빼고 면피용으로 고교무상교육만 신청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홍근 의원(새정치연합)은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16년도 예산(안) 주요사업비 설명자료’를 분석한 결과 기획재정부에 신청한 내년도 대통령 공약 관련 예산사업은 고교무상교육 시행에 필요한 2461억원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교육 분야 공약사업은 누리과정과 고교무상교육, 초등돌봄교실 전면 실시 등으로 누리과정의 경우 재정 부담을 지방교육청이 지도록 하면서 교육감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여러 차례 재정고갈로 지원중단이 목전에 닥치는 상황이 반복됐고 그때마다 교육청들이 지방채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파행 운영되고 있어 대통령 공약사업을 지방의 책임으로 전가시킨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박근혜 정부 들어 재작년과 작년 교육부는 대통령 공약사업에 대한 예산을 신청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예산안 확정 과정에서 반영하지 않았다.

박 의원실은 올해에는 교육부가 아예 관련 예산을 신청조차 하지 않아 책임전가를 노골화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공약사업 시행으로 예산부족이 발생하면 각 지방교육청이 지방채를 발행하도록 하고 있고 내년도 예산에 이에 대한 이자지원 예산 3862억원을 반영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박 의원실은 이는 결과적으로 지방교육청에 빚이라도 내서 대통령 공약을 지키라는 말과 같아 향후 교육감들과의 충돌이 심화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지방교육청에 떠넘길 수 있는 예산은 편성조차 포기하고 다가오는 총선과 대선에서 생색낼 수 있는 고교무상교육 예산만 선별적으로 신청한 것은 이기적이고 정략적인 행위”라며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전환점을 맞는 시점에서 공약이행을 책임질 수 있도록 예산을 편성하거나 공약파기에 대해 진솔하게 대국민 사과를 하거나 하는 식으로 양자택일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