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기업, 中 전자상거래 급성장에 '매출 직격탄'
2015-06-15 14:43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중국 개방개혁 이후 중국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가도를 달려왔던 다국적 기업들이 최근 매출 부진으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중국의 전반적 경기둔화와 함께 전자상거래 시장의 급성장이 그 원인이다.
영국과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다국적 생활용품업체 유니레버 PLC는 지난 30년간 중국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으나 최근 매출 급감으로 고전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니레버의 중국 매출은 지난해 3분기와 4분기 각각 20%씩 급감했다. 전체 매출의 60%를 신흥국에 의존하고 있는 유니레버는 중국 시장 매출 급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이 2.7%나 줄었다.
중국 시장에서 매출 감소로 고군분투하는 기업은 유니레버 뿐만이 아니다. 스위스의 대형 식품업체 네슬레, 미국 가정·목욕용품 제조업체인 콜게이트파몰리브, 니베아 브랜드로 유명한 독일 화장품 업체 바이어스도르프 등은 최근 빠르고 넓게 확산되고 있는 중국 소비문화의 변화를 간파하는 데 실패했다고 밝혔다.
장 마르크 휴엣 유니레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중국 내 (다국적) 소비재 업체들이 시장의 변화에 너무 늦게 반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이 전 세계 소비자 3만명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구입하는 글로벌 소비자는 전체의 4분의 1로 조사됐다. 하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절반에 가까운 소비자가 온라인으로 식료품을 구입하고 있다.
일부 다국적 기업들은 중국의 소비 패턴 변화에 맞춰 발빠른 대응전략에 나섰다. 미국 가전소매업체인 베스트바이는 지난해 중국 내 매장을 모두 매각했고 유럽 소매유통업체 메트로 AG는 2013년 중국에서 가전 사업을 접었다. 1996년 중국에 진출한 세계 최대 소매유통업체 월마트는 지난해부터 온라인 판매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