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조철희 유진운용 대표 "상품 베끼기 없어져야"
2015-06-15 10:30
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상품 베끼기 관행은 이제 없어져야죠."
15일 조철희(52·사진) 유진자산운용 대표는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업계에 만연해 있는 상품 베끼기 관행에 쓴소리를 냈다.
26년째 운용업계에 있으며 크게 아쉬웠던 대목이다. 그러나 그는 감독당국이 나서거나 소송의 문제로 해결될 일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자연스럽게 시장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이런 관행은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여전하다. 특정 운용사만의 일도 아니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
◆펀드매니저만이 답? "아니다"
작년 후강퉁을 시작으로 중국펀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여기에 저금리 기조가 계속되면서 여유 자금이 다시 주식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펀드 시장에서도 오랜만에 수탁고가 느는 모습이다.
조철희 대표는 "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이고, 재테크를 위해 여유자금이 펀드로 다시 들어올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운용사가 성장의 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후배에게는 다양한 경험을 쌓을 것을 주문했다. 펀드매니저만이 정답이 아니라는 조언도 했다. 같은 업계에서 일하는 대다수가 매니저만을 목표로 삼고 있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그는 "부산에서 서울을 가는 방법은 많다"며 "운용사에서 다른 일을 하다가도 기회를 잡을 수 있고, 결국 두루 할 줄 아는 인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심 버리고 궂은 일하면 멀리간다"
소통을 즐기는 그는 대표가 된 후에도 변함없이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외부적으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있다.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부서별, 직급별뿐 아니라 월별 생일자 등의 오찬 자리도 정기적으로 있다.
덕분에 회사를 몇 번 옮기면서도 함께 해준 직원들도 적지 않다. 조철희 대표는 상품개발부터 판매까지 멀티(복수)로 일해 왔다. 지금도 상품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 특히 소형 운용사일수록 다양한 업무를 배울 수 있다.
그는 대형사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과 본인이 스스로 레벨업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조철희 대표는 "몇 년 새 시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고 떠났다"며 "대형사만이 목표가 아니어야 하고 특히 운용업계는 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혼자보다는 남을 생각하는 마음도 강조했다. 이기적이면 더 이상 커 나갈 수 없다는 것과 함께 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해야 기회도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덧붙여 선후배와 좋은 관계를 맺을 것을 조언했다. 자신의 평판이 된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 사이의 일을 소중히 여기라는 얘기다.
◆1차 목표는 수탁고 확대
유진운용의 우선적인 목표에 대해 조철희 대표는 주저하지 않고 수탁고를 늘리는 것을 꼽았다. 6월 들어 수탁고가 4조원대를 웃돌기 시작했다.
인덱스펀드뿐 아니라 배당 확대정책을 감안한 배당펀드나 기업공개(IPO) 활황에 따른 공모주펀드에 집중한다는 생각이다.
유진챔피언배당주식형펀드는 최근 6개월 수익률이 약 26%에 이른다. 2014년 초 설정돼 현재까지 28%에 육박하는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유진자산운용은 올해 성장사다리펀드 2차 펀드의 운용사로 선정돼 1400억원 정도를 펀딩했다. 7월 초까지는 투자확약서(LOC)를 접수하고 오는 9월부터 투자에 들어갈 계획이다.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는 못하지만 부동산·해외상품도 천천히 해 나갈 계획이다. 다만 올해 상품 출시 계획을 갖고 있지는 않다. 내실을 기하겠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운용업계 롤모델로 KTB자산운용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을 꼽았다. 작지만 다양한 시도를 높이 샀다.
조 대표는 "회사 볼륨(부피)을 키워 나가는 게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펀드슈퍼마켓 등 채널이 다양화되면서 중소형사에게도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