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시승] 렉서스 RC F, BMW M4에 도전장을 던지다

2015-06-11 10:00

BMW M4.[사진=BMW 제공]


아주경제 임의택 기자 =BMW M3는 스포츠세단 시장에서 모든 메이커의 벤치마킹이 되는 차다. 1986년 탄생했고, 1994년 2세대(E36)가 등장하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3세대인 E46 M3부터는 V8 4.0ℓ 엔진으로 기통수와 배기량을 키우며 더욱 강력한 성능을 자랑했다. 4세대 모델 E92 M3는 동급 최강 모델로 극찬받으며 2013년까지 생산됐다.

지난해 등장한 5세대 모델부터는 BMW의 모델 분리 정책에 따라 세단형은 M3(F80)로, 쿠페형은 M4(F82)로 명명됐다.

M4는 단순히 M3의 도어를 2개로 줄인 차가 아니다. M3의 차체높이(1430mm)를 47mm나 낮춰 무게중심을 내렸고, 공차중량도 20kg 줄였다. 실내에 앉으면 곧바로 트랙으로 달려가고 싶을 만큼 스포티한 느낌이 물씬하다. 대시보드는 기본적으로 3시리즈의 것을 베이스로 했는데, M 스티어링 휠과 M 시트, 7단 M DCT로 차별화를 이뤘다.

렉서스 RC F는 트랙에서 화끈한 주행성능을 뽐냈다. [사진=한국도요타 제공]


렉서스가 2015 서울모터쇼를 통해 공식적으로 선보인 RC F는 BMW M4를 타깃으로 한 차다. 2세대 IS F가 E92 M3를 잡기 위해 나온 반면, RC F는 M4와 정면승부하기 위해 2도어 쿠페 타입으로 설계됐다. 대시보드는 슈퍼카 LFA의 것을 물려받은 3세대 IS와 공유하고, 기어 레버도 같은 디자인이다.

▲같은 목적, 다른 접근 방식

BMW M4.[사진=BMW 제공]


M4는 V8 4.0ℓ 엔진을 쓴 구형 M3와 달리 V6 3.0ℓ 가솔린 트윈 터보 엔진을 얹었다. ‘다운사이징’ 대세를 따르기 위함이다. 그러나 더욱 강력한 431마력의 고출력을 뿜어낸다. M4는 공도와 트랙에서의 각기 다른 ‘두 얼굴’을 보여준다. 인천 영종도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체험한 트랙 주행능력은 역시 동급 최강 수준. ‘액티브 M 디퍼렌셜’이 뒷바퀴에 전달되는 좌우 바퀴의 토크 차이를 줄여주며 끈끈한 접지력을 유지한다.

스티어링 반응과 서스펜션 강도, 엔진 반응은 기어 레버 옆 버튼을 통해 단계별로 조절할 수 있다. 덕분에 장거리 공도 주행도 불편하지 않다. 안락함과 스포티함을 모두 만족시키는 M4의 매력이 여기서 드러난다.

렉서스 RC F는 V8 5.0 엔진을 얹었다. [사진=한국도요타 제공]


V8 5.0ℓ 473마력 엔진을 얹은 RC F는 에버랜드 스피드웨이에서 달려볼 수 있었다. BMW 행사 때와 달리 세이프티 카(선도차)가 뒤로 처지는 차들을 신경 쓰지 않고 속도를 내준 덕에 최고시속 200km까지 화끈하게 내달렸다. 인상적인 것은 RC F에 적용된 토크 벡터링 디퍼렌셜(TVD)이다. 스탠더드, 슬라럼, 트랙 등 3가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는 이 장비는 기능면에서 M4의 액티브 M 디퍼렌셜과 유사하다. M4는 RC F보다 자극적이면서 높은 컨트롤 실력을 요구한다. RC F는 전자장비가 개입되는 느낌이 강하지만, 다소 실력이 모자란 이들도 능숙한 운전자처럼 코너를 빠져나가도록 해준다.

BMW가 최근 대부분의 모델에서 연비 효율성을 중시하는 데 비해 렉서스는 반대로 강력한 엔진성능과 주행감성을 보강해 왔다. 과거 M시리즈에서 볼 수 없었던 연비(고속도로 11.5km/ℓ, 도심 8.4km/ℓ)는 데일리카로서 매력이 충분하다는 얘기다. RC F는 상대적으로 큰 배기량 때문에 연비(고속도로 10.3km/ℓ, 도심 6.8km/ℓ)가 M4보다 떨어지지만, 크게 흠 잡을 일은 아니다.

가격은 RC F가 1억2000만원으로 M4(1억940만원)보다 다소 비싸다. IS F가 8800만원에 판매된 것에 비하면 많이 올랐다. 전통의 강자 M3의 혈통을 물려받은 M4에 맞서 RC F가 어느 정도 호응을 얻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