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성동조선해양, 상선설계능력‧투명성 1등… 우려는 기우일 뿐
2015-06-10 14:19
구본익 성동조선해양 부사장(대표이사 직무대행)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황금알을 낳던 조선산업이 유가하락과 금융위기 등을 겪으며 깊은 침체에 빠지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대형조선업체마저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하는 등 최악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자금난을 견디지 못한 국내 중소형 조선업체들은 수년째 채권단의 지원을 받으며 가쁜 숨을 몰아쉬는 실정이다.
지난 5일 아주경제 본사에서 만난 구본익 성동조선해양 부사장(대표이사 직무대행)은 조선산업의 위기에 대해 공감하면서도, 성동조선해양의 미래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감추지 않았다.
구 부사장은 우선 중소형 조선소들이 시장에 신뢰를 보여주지 못한 점을 아쉬워 했다. 일부 채권단과 업계 관계자들이 ‘밑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지적과 함께 조선산업의 위기를 중소형 업체가 자초했다고 지적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말 주채권단인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은 성동조선해양은 오는 7월 이후에도 선박건조를 위한 추가자금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현재 상황이 이런 만큼 금융기관들은 성동조선해양의 정상화 가능성에 대해 의문을 품고 있다.
이에 대해 구 부사장은 “성동의 내부를 들여다 보면 많은 변화가 있었다”면서 “지난 5년간 경영진도 많이 바뀌고 체질개선도 많이 이뤄졌다. 정상화는 반드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설계부문에서도 가장 높은 기술력을 보유중이라고 자신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조선소를 보유한 나라다. 구 부사장은 “우리가 만드는 배 만큼은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채권단의 관리를 받던 지난 5년간 업무의 효율성을 높이고, 중첩된 업무에 대한 과감한 정리와 시스템화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구 부사장은 “상선분야에서 성동조선해양의 기술력은 최고수준이다. 우리가 짓고 있는 수에즈막스급 선박을 다른 업체와 비교해본다면 더 높은 기술력을 보유중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제를 바꿔 국내 조선산업의 위기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구 부사장은 조선산업이 어려워졌다고 등한시 하면 우리나라 조선소들이 밀집된 남해안 일대는 초토화 될 수도 있다고 말한다. 그는 “남해안 일대는 중공업 등 장치산업의 중심축 중으로, 우리나라 산업의 중심”이라며 “조선소뿐 아니라 주변의 기계공장, 블록공장, 제철소, 제철소 관련 산업 등 지역경제뿐 아니라 모든 연관산업이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최근 일본 조선업계가 엔저를 통한 경쟁력을 무기로 우리나라 업체를 위협하는 만큼, 치밀하고 공격적인 전략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술개발은 물론 정부와 금융의 지원이 과감하게 뒷받침돼 미래의 조선산업을 다시한번 생각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일본선사들은 자국발주를 원칙으로 하면서도 적자발주를 하지 않는다. 이런 기조속에 엔화하락의 영향까지 받으면서 세계 조선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면서 “지금은 일본 선박가격이 우리나라 선박과 비슷한 수준까지 와 있다. 특정선박은 더 싼 것도 있다. 그렇다 보니 현재 일본의 일부 조선사들은 이익을 남길 수 있는 구조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자국의 기자재의 국산화율은 상당히 높고, 오랜 기술력으로 경쟁력이 높다”면서 “정부는 국내 조선업체들의 경쟁력 향상을 위해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불거진 조선소간 합병에 대해서도 효율성을 먼저 따져봐야 한다고 그는 말했다. 구 부사장은 “조선소간 합병 이야기는 상당히 민감한 부분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효율이 없으면 의미가 없다”면서 “조선소별로 합병을 하면 어떤 시너지가 나올지 먼저 검토하고, 지금보다 훨씬 더 효율이 있고 시너지가 기대된다면 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러나 구 부사장은 “조선소 합병이 채권단의 탈출전략으로 활용돼선 안된다”면서 “합병이나 위탁경영 등 특성을 살려 전문화시킨다면 최고의 효율성을 살린 조선소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