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국내 중견기업 이미지는 부정적…해외 현황은?
2015-06-09 15:02
해외 사례를 살펴보면, 프랑스는 2008년 당시 사르코지 대통령이 중견기업 지원정책의 필요성을 제기한 데 이어 경제현대화법에 중견기업 근거조항을 도입했다.
프랑스도 정서상 가족기업, 그 중에 소상공인 보호 경향 강하다보니 중견기업이 성장하지 못해서였다. 프랑스는 이후 각종 금융보증지원을 중견기업으로 확대 적용했고, 시중은행 비과세 저축계좌 잉여 재원으로 중견기업을 지원했다.
김승일 중견기업연구원장은 “대만은 육성정책 만들어 추진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조만간 실태를 파악해서 반면고사로 삼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독일의 히든챔피언은 정부가 ‘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을 표방하는 등 롤 모델로 삼고 있다.
김 원장은 독일 경영학자 헤르만 지몬이 제시한 ‘히든챔피언’ 기준에 대해 “지나친 단순화와 일반화로 인해 실제 객관적 측정이 곤란하기 때문에 국내 전문가와 업계 의견수렴을 통해 한국 경제의 특수성을 고려한 대안적 개념과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외로운 싸움’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썼다.
규모의존 정책과 관련한 내용도 중소기업연구원에 재직 시절부터 동반성장 문제를 연구하며 꾸준히 제기해왔던 주장이다.
마치 중견기업연구원 출범 이후 중소기업의 밥그릇을 뺏겠다는 의도로 곡해되고 있는 점에 대해 답답한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중견기업연구원이 정부 지원을 받지 않고 중견기업연합회의 지원과 기부로 운영된다는 점은 여타 연구원과 차별되는 장점이지만 반대로 얘기하면 그만큼 주변에서 도와주지 않는 얘기로도 해석된다.
중견기업이 국내에서는 ‘먹고 살만한 회사’라는 부정적인 인식도 중견기업계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김 원장은 “중견기업연합회 회원사 중에는 1차 밴더 업체도 다수 가입돼 있다”면서 “매출이 1조원이라도 100% 대기업에 종속돼 있는 경우도 많은데 일반인들은 잘 모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인세 담세율만 봐도 대기업은 해외에 법인세를 내고 중소기업은 혜택이 많아 중견기업보다 적게 낸다”면서 “중견기업들이 세금 낼 건 다 내는데 욕은 욕대로 먹는다”고 토로했다.
김 원장은 “앞으로 중견기업연구원은 모든 기업들이 상생할 수 있는 정책대안을 연구하고 적용시키겠다”면서 “중견기업의 집단이익이 아니라 한국 경제에 도움이 되는 중견기업 육성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