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시험으로 얼룩진 중국판 수능 '가오카오'
2015-06-08 14:48
남방도시보 기자 대리시험 전문조직 잠입… '대리시험 민낯' 폭로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942만 명이 응시한 세계 최대 규모 시험인 중국판 대학수학능력시험 '가오카오(高考)'가 올해도 대규모 대리시험으로 얼룩졌다.
지난 해 허난성에서만 총 127명의 대리시험 응시자가 적발됐을 정도로 대리시험은 전국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대리시험 응시자를 일컫는 ‘창서우(槍手)’라는 말도 생겨났을 정도다. 올해에도 중국 장시성에서 대규모 대리시험 조직이 적발돼 중국 교육부가 조사에 착수했다.
이번 대리시험 범죄는 중국 남방도시보(南方都市報)의 한 기자가 ‘대리시험 전문 조직’에 직접 잠입해 조직의 실체를 폭로하면서 적발됐다.
대리시험 응시자가 되기 위해 우선 증명사진과 함께 학력, 이름, 연령 등을 적은 신분증 정보를 ‘윗선’에 제출한다. 가오카오 날짜가 다가오면 이들은 윗선의 지시에 따라 해당 고사장이 있는 지역으로 이동한다. 숙식은 모두 조직 측에서 제공한다.
‘창서우’들은 조직으로부터 고사장 입실을 위한 가짜 신분증과 수험증도 배부받는다. 사진은 실제 본인이지만 생년월일, 학력 등 개인정보는 전혀 다른 사람의 것이다. 일부는 가상의 인물이지만 일부는 사전에 대리시험을 요청한 실존 인물이다. 개인정보는 모두 가오카오 내부 시스템에도 저장돼 있어 고사장 입실 시 적발 위험이 없다.
다음으로 값을 쳐주는 것은 '211대학'이다. 21세기를 이끌 100개 대학이라는 뜻으로 중국 각지 명문대 대부분이 포함된다. 211대학 점수 성적표는 7~8만 위안에서 최고 십만여 위안에 거래된다.
사전에 대리시험을 청탁한 수험생은 거래된 성적표에서 사진만 바꿔치기해서 버젓이 명문대에 입학한다. 일부는 가상 인물의 성적표를 사서 사진뿐만 아니라 아예 이름까지 바꿔서 대학을 입학하는 경우도 있다.
올해에도 중국 교육당국은 가오카오의 부정행위 방지를 위해 전력을 기울여왔다. 일부 시험장에는 고사장 주변의 수상한 신호를 감지하기 위해 무인기 드론을 띄우고 무선 주파수 탐지기를 작동했다. 손목시계 휴대 금지는 물론 홍채인식과 지문탐지 등 최첨단 설비를 갖춘 고사장도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년 중국내 부정행위를 비롯한 대리시험은 끊이질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