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객선 침몰] 담배·양동이·철봉이 살린 생명
2015-06-04 11:13
지난 1일 중국 창장(長江) 후베이(湖北)성 젠리(監利)현 부근 유역에서 발생한 ‘둥팡즈싱(東方之星)’ 여객선 침몰 참사에서 극적으로 탈출한 생존자를 살린 주인공이다.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최근 창장 여객선 침몰 참사 생존자의 실화를 게재했다.
52살의 셰린 씨는 평소 아내로부터 담배를 끊으라고 구박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여객선 참사에서 그를 살린 것은 담배 한 개비였다. 아내와 함께 12일짜리 창장 크루즈를 위해 둥팡즈싱에 올라 탄 그는 사고가 발생한 1일 저녁 잠에 들기 전 담배를 한 개비 피우고 싶었다. 아내는 이미 잠 자리에 든 상태였다. 그는 금연 구역인 선실에서 밖으로 홀로 나왔다. 갑판에 올라 담배를 한 개비 피운지 10분쯤 됐을까. 배가 순식간에 옆으로 기울었다.
올해 65세 주훙메이 씨는 여객선 침몰 당시 3등실인 여객선 아랫층에 갇혀있었다. 배가 뒤집어지면서 그는 운 좋게도 선박 안에 생긴 공기주머니(에어포켓) 덕분에 숨을 쉴 수가 있었다. 그는 선실에서 철봉을 하나 찾아냈다. 온 힘을 다해 철봉으로 선체를 두드려 구조대에 자신의 소재지를 알렸다. 주 씨는 17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됐다. 하지만 주 씨는 함께 크루즈 여행을 온 남편을 잃었다.
여행사 가이드로 여객선에 올라탄 장후이 씨는 여객선이 침몰하던 1일 밤 갑작스럽게 폭풍우가 몰아쳤다고 회상했다. 선실 창문을 닫아도 물이 흘러 들어올 정도였다. 20분쯤이 지나자 여객선이 갑자기 45도 옆으로 기울었고, 이후 몇 초 만에 뒤집혔다고 장 씨는 말했다.
중국 관영 CCTV방송은 4일 중국 창장 여객선 침몰 사고의 사망자가 65명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구조된 사람은 선장을 포함해 14명으로 전날과 같다. 이로써 모두 456명이 탑승한 유람선에서 370명 이상이 여전히 생사불명인 상태다.
한편 취재 제한으로 반발이 이어지자 리커창(李克强) 총리는 외국 언론에 구조 현장 취재를 허용하라고 지시했다고 BBC 중문판이 이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