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진 ‘컵밥거리’ 올 9월 이전 계획…이전된 곳은 ‘노점없는 거리’로 조성
2015-05-20 13:54
노점측, 최근 이전 협의를 구청에 알려와 본격적인 사업 착수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일명 '컵밥 거리로' 알려진 노량진 학원가 일대의 노점들이 올 9월 이전한다.
동작구(구청장 이창우)는 그간 인도에 자리 잡아 통행불편을 초래했던 노량진 학원가 ‘컵밥거리’를 올 9월까지 사육신공원 맞은편에 새롭게 조성하는 ‘거리가게 특화거리’로 이전할 계획이라고 20일 밝혔다. 기존 거리는 ‘노점 없는 거리’로 조성된다.
구의 이같은 조치는 시민들의 불편을 우선 해결해야 하는 구의 책임감에서 비롯됐다. 노량진은 하루 유동인구 12만명에 달하는 대표적인 역세권으로 '컵밥'은 이미 지역 명물로 자리잡았다. 덕분에 중국관광객 '유커' 등 많은 방문객이 몰려 거리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됐다. 하지만 이로 인한 행인들의 통행이 불편해지는 등 부작용도 컸다.
노점상인과 주민 등 관련자와 대화를 시도한 구는 의견을 조율해 상생방안을 모색해 갔다. 그러한 결과 구는 ‘노점과 지역주민과의 상생’이라는 대원칙을 세우고 합리적 해결방안에 접근해 갔다.
구는 컵밥거리의 혼잡도 해결을 위해 올해 2월 12일부터 28일까지 노점주, 상인, 일반주민 등을 대상으로 노점 이전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3월 19일에는 노량진1동 주민센터에서 노점주 30명을 대상으로 관련 공청회를 열었다. 또 4월에는 고시생과 노점이용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이어 기업형 노점 파악을 위한 현장조사도 했다.
지역민의 의견을 모은만큼 구는 오는 9월에 컵밥거리를 이전한다는 각오다. 현재 노량진로에는 모두 46개의 노점이 있으며 이중 학원가에만 34곳이 집중돼 있다. 학원가 노점은 음식물을 취급하지 않는 5곳을 남기고 모두 이전될 방침이다.
이전에 앞서 먼저 9월까지 ‘거리가게 특화거리’가 조성된다. 특화거리는 만양로 입구에서 사육신공원 육교까지 약 270m 구간이다.
이 구간은 기존 구간보다 폭이 넓어 노점이 이전 되어도 통행에 큰 불편이 없다. 새롭게 배치된 노점 거리에는 수도, 전기 시설은 물론 공중화장실, 쉼터 등 이용객 편의시설도 설치된다.
‘거리가게 특화거리’ 조성이 끝나면 9월중 기존 학원가(노량진삼거리 ~ 만양로 입구)에 있던 노점 29개가 옮겨진다.
노점이 떠난 거리는 '노점 없는 거리'로 새롭게 거듭난다. 보도 정비가 실시되고, 가로수 이식, 학원거리에 걸맞는 조형물도 조성된다.
비교적 통행이 쉬운 유한양행에서 노량진삼거리 구간에 위치한 노점 7곳은 현 위치에서 새로운 디자인으로 규격화된다.
구는 특화거리 조성과 노점 이전에 맞춰 노량진역 보도육교 철거도 추진할 예정이다. 이미 지난 4월 구는 보도육교 철거 건을 서울지방경찰청의 교통규제심의에 상정했다.
이창우 구청장은 “그간 불편을 참아주신 지역주민들과 기꺼이 이전 협의를 해주신 노점 상인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며 “노량진의 노점정책을 동작구뿐만 아니라 서울시의 모범적인 사례로 만들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