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마트 매출 부진에도 편의점만 성장…1분기 전년比 20%↑

2015-05-19 00:09

[5월 이른 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한 편의점의 매장 직원이 아이스드링크 제품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CU 제공]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백화점과 할인마트가 계속적인 매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편의점만 20%에 가까운 성장율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편의점 세븐일레븐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점포 전체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2% 증가했다. 

편의점 점포의 매출 직접 집계는 아니지만, 편의점 브랜드 업체가 가맹점과 이익을 나눈 결과인 본사 매출 성장률도 20% 안팎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 본사와 미니스톱을 운영하는 본사의 1분기 매출도 각각 20.6%, 22.2% 증가했다.

주요 유통채널 가운데 백화점과 마트의 1분기 매출이 불황 속에 작년동기대비 -3~1%에 불과한 것을 감안하면 편의점 실적은 돋보이는 결과다.

편의점 업계가 성장세를 유지하는 것은, '1~2인 가구 증가'라는 인구 구조 변화에 가장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1~2인 가구를 겨냥해 소포장, 간단한 조리방법에 역점을 두고 개발한 식품이 잇따라 히트하며 성장을 이끌고 있다.

실제로 밥과 반찬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스팸김치덮밥·황태해장국밥·육개장국밥 등 세븐일레븐 간편가정식 매출은 작년동기의 무려 15배까지 뛰었다.

미니스톱의 대표적 1인가구용 상품 '조각치킨'도 인기다. 싱글족이 치킨점에서 닭 한 마리를 주문하기 어렵다는 점에 착안해 닭다리 부위만 조각 단위로 내놓은 이 상품의 매출은 올해 1분기 작년동기대비 35.6%나 증가했다.

또 생수나 우유 등 자주 소비하는 품목의 경우 반대로 대용량 제품을 개발해 마트 수준의 상품 구색을 갖추는 경우도 있다.

세븐일레븐 전체 생수 매출에서 상대적으로 대용량인 2ℓ짜리의 비중은 올해 들어 50.3%로 지난해 평균(48.1%)보다 2.2%포인트 커졌다. 2ℓ짜리 생수 비중이 절반을 넘은 것이나, 500㎖ 생수보다 더 많이 팔린 것은 처음이라는 게 세븐일레븐의 설명이다.

지난 2012년 CU(씨유)가 당시 편의점업계로서는 이례적으로 선보인 1ℓ 대용량 PB 흰우유가 전체 우유시장 위축에도 불구, 해마다 20%이상씩 매출이 늘고 있는 것도 비슷한 사례다. CU는 최근 PB 흰우유의 용량을 1.8ℓ까지 더 키웠다.

싱글·맞벌이족의 '편의점 장보기' 수요와 맞물려 세븐일레븐에서 올해 들어 이달 14일까지 치약·칫솔, 샴푸·린스, 각티슈, 헤어 용품(왁스·스프레이 등) 매출도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8.2%, 13.7%, 23.1%, 9.6% 눈에 띄게 증가했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인구 구조 변화는 매출에 큰 영향을 주는만큼 상품 개발이나 마케팅 기획에서 가장 먼저 고려한다"며 "편의점에서 1~2인 가구가 최근 간편식 뿐 아니라 생활용품을 많이 찾는만큼 관련 PB상품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