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완종 리스트' 검찰, 불법 대선자금 집중 수사…"홍문종·유정복·서병수 의혹 규명하나"
2015-05-18 14:58
1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성완종 리스트'를 수사 중인 특별수사팀(검찰 문무일 지검장)은 지난 15일 성 전 회장이 설립한 서산장학재단을 압수수색하며 확보한 증거물을 집중 분석 중이다. 서산 장학재단은 장학·교육·문화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성 전 회장의 비자금 조성 통로이자 정치적 외곽조직이 아니냐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재단 회계장부와 내부서류 등 압수물을 분석하면서 성 전 회장이 서산장학재단을 통해 비자금을 세탁하고, 2012년 대선을 앞둔 시기에 유력 정치인들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할 자료가 있는지 살펴보고 있다.
이는 성 전 회장의 메모(성완종 리스트)에 등장하는 인물 중 2012년 새누리당 대선 캠프에서 요직을 맡았던 홍문종 의원과 유정복 시장, 서병수 시장 등의 금품거래 의혹을 규명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특히 다음 수사 대상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홍문종 의원이 타깃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성 전 회장은 앞서 홍 의원에게 건넨 돈이 2012년 박근혜 캠프의 대선 자금으로 사용됐다고 했다. 홍 의원은 대선 때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조직총괄본부장을 맡은 박근혜 캠프의 핵심 인사였다. 또 성 전 회장의 리스트에 기록된 서병수 시장과 유정복 시장도 2012년 대선 때 박근혜 캠프의 주요 인사였다.
검찰 주변에서는 수사팀이 이들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면 박 대통령의 대선자금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성 전 회장의 '금고지기' 한모(50)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관계자에게 2억원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김모 전 새누리당 부 대변인을 이르면 이번 주 소환해 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홍 의원 등과 연결고리가 있는지도 확인할 계획이다.
앞서 홍 지사와 이 전 총리에 대한 소환조사를 마친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두 사람에 대한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두 사람의 사법처리 여부를 놓고 고심해 온 검찰은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동시에 두 사람을 불구속기소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기소 여부는 이르면 이번 주 중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홍 지사는 2011년 6월에 1억원을, 이 전 총리는 2013년 4월에 3000만원을 각각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성 전 회장이 2007년 말 특별사면을 놓고 노무현 정부 실세나 이명박 정부 인수위 관계자 등을 상대로 로비를 벌인 게 아니냐는 의혹에 관련해 당시 사면 업무를 처리한 자료를 법무부로부터 이날 제출받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