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시민 화나게 하는 '백화점 고가 마케팅'…"구매자 있으니 판매"

2015-05-18 07:51

[서울지역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물건을 구입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9.48로 0.4% 상승해 1999년 7월(0.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정영일 기자 =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대다수 일반 시민들은 대형마트의 '10원 전쟁'에 발길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백화점 업계에서는 오히려 초고가 럭셔리 명품 상품을 내세워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인 '로저 드뷔'의 벨벳 36㎜오토매틱 하이 주얼리를 판매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가격은 5억원 이상이다. 304개의 다이아몬드(총 13.61캐럿)가 박혀있다. 

롯데백화점 잠실점은 1억6800만원에 이르는 스웨덴 명품 침대 브랜드인 해스텐스 '비비더스'를 선보이고 있다. 비비더스는 지난 163년의 기술과 장인 정신이 담아있는 해스텐스의 최고가격 모델로, 가장 고급스러운 맞춤형 생산 침대이다. 이 제품은 연간 한정 수량으로 제작되며, 제작에 최소 3개월이 소요된다.

3500만원짜리 TV도 있다. 삼성전자의 88인치 SUHD TV다. 기존 TV보다 2.5배 밝고, 64배 이상의 세밀한 색상으로 자연의 풍부한 색감을 그대로 전달해준다고 롯데백화점은 설명했다.

2009년산 프랑스 와인 '조르쥬 루미에 뮈지니 그랑크뤼'의 판매가격은 한병에 3050만원이다. 양조장 '로마네 콩티'의 연간 생산량의 10%인 500병밖에 만들어지지 않아 '가장 희귀한 부르고뉴(프랑스 동남부 와인 생산지) 와인'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9층에 있는 명품 카메라 브랜드 '핫셀블라드'는 유명 연예인과 재력가사이에서 최고의 카메라로 꼽힌다. 이 제품은 인류 최초로 달에 간 암스트롱이 가져간 일화가 있을 정도로 유명한 카메라 브랜드다. 디지털 카메라를 제외한 평균 카메라 가격이 2000만원부터인 초고가 카메라다. 월 평균 매출이 2억원을 넘을 정도로 꾸준히 팔리고 있다고 한다.

권태진 현대백화점 마케팅부장은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일부 고가 명품 브랜드 판매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달 중 소비심리를 살릴 수 있는 프로모션을 집중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