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당국이 '중국판 나스닥'인 중소기업 벤처 전용증시 창업판(創業板 차스닥) 투자 리스크를 경고했다는 소식에 차스닥 지수가 폭락했다. 

13일 중국 선전거래소 차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8.15포인트(1.79%) 하락한 3192.15로 거래를 마쳤다. 이로써 지난 8일 이후 3거래일 연속 400포인트 넘게 폭등하던 차스닥 상승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특히 이날 차스닥 시장은 150포인트 넘게 요동치며 불안한 장세를 보였다. 

전날 오후 중국 증권관리감독위원회(증감회)가 중국 3대 펀드사에 차스닥 종목 매입을 억제할 것을 지시했다는 소식이 차스닥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증권시보(證券時報) 13일 보도에 따르면 증감회는 최근 차스닥 종목을 집중 매입하고 있는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에 소재한 중국 대형 펀드사 3곳 책임자에게 차스닥 종목을 적절히 매입해 리스크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차스닥 종목 매입에 대해 구체적으로 규제를 가하지는 않았고 구두로만 통보했다.

중국 증시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차스닥 지수는 폭주하는 기관차 마냥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 해 말 1470대에 머물렀던 창업판 지수는 3000선도 가뿐히 돌파했다. 올 들어 지수는 두 배 이상 폭등했다. 같은 기간 상하이증시가 30% 정도 오른 것의 세 배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도 차스닥  거품 우려 목소리가 높았다. 실제로 차스닥 상장사 평균 주가수익률(PER)은 100배를 넘어섰고, PER이 5000배가 넘는 종목까지 등장했을 정도다. 선전증시 32.7배, 상하이 20배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PER은 주가를 수익과 비교했을 때 주가의 몇 배 정도되는지 표시해 주가가 얼마나 제대로 평가되고 있는 가늠하는 기준이다. PER이 높으면 그만큼 주가가 지나치게 높음을 보여준다. 

증감회는 차스닥 증시가 과열 양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투자경험이 부족한 개미투자자들이 주가 상승세만 믿고 뛰어들었다가 대규모 손실을 떠앉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선전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4월 선전 증시에서 투자금액이 10만 위안 이하인 개미투자자의 주식 순매입금이 1329억6600만 위안으로 3월보다 133.13% 늘어났다. 반면 투자금액 100만 위안 이상인 큰손 투자자의 경우 오히려 주식을 내다팔면서 4월 한달 주식 순매도금이 562억1000만 위안에 달해 3월보다 174.65%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