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 증시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중국의 나스닥'으로 불리는 창업판(創業板) 지수가 폭주하는 기관차 마냥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창업판은 차이나와 나스닥을 합쳐서 '차스닥'이라고도 불린다. 성장 가능성이 큰 벤처기업에 원활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지난 2009년 10월 선전증권거래소에 개설했다.

지난 해 말 1470대에 머물렀던 창업판 지수는 현재 3000선도 가뿐히 돌파했다. 올 들어 지수는 두 배 이상 폭등했다. 같은 기간 상하이증시가 30% 오른 것의 세 배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창업판 '과열 주의보'와 함께 전례 없는 ‘기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 인터넷 기업 '폭풍과기(暴風科技 바오펑과기)'는 지난 3월 24일 상장한 이후 지난 5일까지 29거래일 연속 주가가 하루 최대 상승제한 폭인 10%까지 치솟았다.

선전거래소에 따르면 공모가 7.14위안에 달했던 주가는 지난 5일 기준 20배 넘게 된 148.27위안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 해 10월 상하이 증시에 상장한 중국 석유화학 장비 제조업체 난석중장(蘭石重裝 란스중좡)이 세운 24거래일 연속 상한가 기록도 갈아치웠다. 사명 그대로 ‘폭풍’같은 시세를 분출하고 있는 것.

주가 과열을 우려한 듯 회사 측은 이미 주가 이상 변동 공시를 10차례나 낸 상태지만 폭등세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 조차 감히 투자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라고 혀를 내둘 정도다.

중국 온라인 동영상 기업인 폭풍과기의 평범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폭등하고 있는 것은 '희소가치' 때문이다. 상당수의 중국 인터넷기업이 미국 증시에 상장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증시에 신규 상장한 얼마 되지 않는 인터넷 기업이 매력으로 작용한 것이다. 

중국 상하이·선전 증시 20여년 역사를 통틀어 400위안(약 7만원) 짜리 주식도 창업판에서 처음 탄생했다. 

중국 인터넷솔루션 업체 안석신식(安碩信息 아마르소프트) 주가는 3거래일 상한가를 기록한 끝에 지난 8일 주당 400.62위안으로 거래를 마치며 400위안 선을 돌파했다. 창업판 상장 16개월 만에 이룬 쾌거다. 지난 4월초에만 해도 주당 200위안에 불과했던 주가가 한달 사이 갑절로 뛰었다.  

특히 안석신식 주가 폭등의 배후에는 주식을 대거 사들인 기관투자자들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증권거래정보업체 윈드사 통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말 기준 안석신식 주식 42%를 기관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평균 주가수익률(PER)이 100배에 달하는 창업판에서 PER이 5000배가 넘는 주가가 탄생하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주인공은 천룡집단(天龍集團 톈룽그룹)이다.  제일재경일보(第一財經日報)에 따르면 천룡집단의 PER은 현재 5216배에 달하고 있다. 

PER은 주가를 수익과 비교했을 때 주가의 몇 배 정도되는지 표시하여 주가가 얼마나 제대로 평가되고 있는 가늠하는 기준이다. 그만큼 주가가 지나치게 높음을 보여준다.

천룡집단 주가는 최근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치면서 4월말 20위안도 안됐던 주가는 2주 만에 두 배 넘게 뛰었다. 회사 측도 과열 경계감을 우려한듯 지난 열흘 사이 3차례 주가 이상 변동 공시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