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위기설' 리위안차오, 중국 홍십자회 명예회장 임명

2015-05-07 11:37
리위안차오 중국 부주석 '신4인방' 연루설, 뇌물수수 의혹 등과 함께 최근 '위기설'

리위안차오 부주석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권력층으로 '위기설'에 휩싸였던 리위안차오(李源潮) 국가 부주석이 홍십자회(한국의 적십자 격) 명예회장에 올랐다. 

관영 신화망(新華網)은 6일 막을 내린 중국 홍십자회 제10차 전국회원대표대회에서 '중국홍십자회 장정(章程·운영규정)에 근거, 리 부주석을 명예회장으로 임명했다고 이날 전했다.

명예부회장은 한치더(韓啓德)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부주석이 맡았다. 천주(陳竺)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 부위원장은 선거를 통해 홍십자회 회장으로 선출됐다.

리 부주석은 각종 비리 의혹, 최측근 낙마 등으로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이 같은 인사 소식이 나와 주목된다.

리 부주석의 뇌물수수 등 비리의혹은 미국에 서버를 둔 중국어 매체 보쉰(博迅)을 통해 잇따라 제기됐다. 보쉰은 지난달 초 리 부주석이 장레이(張磊) 힐하우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사 사장으로 부터 미국 뉴욕에 위치한 호화 주택을 뇌물로 받았다고 보도했다. 장레이 사장이 리 부주석의 아들 리하이진(李海進)의 예일대 입학을 도왔고, 학비와 생활비를 대줬다는 의혹도 폭로됐다.

앞서 1월에는 리하이진이 베이다팡정(北大方井)그룹 리여우(李友) 사장에게서 일본 교토(京都)에 있는 호화 주택을 뇌물로 받았다는 보도가 터져나왔다.

이 같은 의혹에 리 부주석은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국외 웹사이트를 통해 루머가 확산되고 이를 믿는 사람도 있는 것 같다"면서 뇌물수수 의혹을 일축했다.

하지만 최근 측근들이 부패 혐의로 사정 당국의 조사를 받으면서 리 부주석이 시진핑(習近平) 정권 반부패 칼날을 맞을 다음 '호랑이'가 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힘을 얻는 모양새다.

지난 1월 리 부주석의 측근으로 알려진 양웨이쩌(楊衛澤) 난징(南京)시 서기, 추허(仇和) 윈난(雲南)성 부서기 등이 체포됐으며 최근에는 리 부주석의 최측근 왕더바오(王德寶) 장쑤(江蘇)성 난징(南京)시 젠예(建邺)구 부구청장이 당국에 체포됐다.

일각에서는 리위안차오 국가 부주석이 시진핑 집권을 반대한 쿠데타설의 주인공인 ‘신(新)4인방’과의 연루설도 제기했다. 신4인방은 줄줄이 낙마한 거대 호랑이 저우융캉(周永康) 전 상무위원, 보시라이(薄熙來) 전 충칭(重慶)시 서기, 쉬차이허우(徐才厚) 전 중앙군사위 부주석, 링지화(令計劃) 전 통일전선공작부장을 말한다.

홍콩 명경신문망(明鏡新聞網)은 리 부주석이 과거 저우융캉 전 상무위원과 링지화 전 부장의 비밀 모임에 참석해 충성 서약을 한 적이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