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조선업계 해양플랜트 수주 시동… 명과 암은?
2015-05-06 15:51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해양플랜트 시장이 다시 열렸다.
유가하락으로 인한 발주 감소와 대규모 손실 등으로 그간 국내 조선업계에 있어 ‘앓던 이’로 치부돼 왔으나 상선시장 회복 둔화로 인한 수주공백을 해양시장이 메워줄 것이란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다만 이들 해양설비들이 조선사들의 수익을 훼손시킨 만큼 같은 전철을 또 밟게될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6일 트레이드윈즈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러시아의 가즈프롬이 발주한 17만㎥ 규모의 LNG-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수주를 눈앞에 두고 있다. 계약금액은 약 2억9500만달러(한화 약 3190억원)로 계약이 체결되면 오는 2017년 11월 인도를 목표로 공사에 돌입한다.
이처럼 해양설비 수주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최근 발주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선시장의 공백을 메우는데 있어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설비 대부분이 ‘세계 최초’ 수식어가 붙는 만큼 건조능력을 보유한 국내 대형 조선소들이 유리하다”면서 “글로벌 에너지 기업들이 해양플랜트에 대한 투자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면 하반기부터 긍정적인 소식이 전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해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분기 해양플랜트 공기지연과 충당금 등으로 362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특히 지난해 사상 최악의 실적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해양플랜트 부문에서의 공정지연과 충당금 등으로 3조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올 1분기도 해양부문 및 특수선박 충당금 반영 등으로 192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조선업계의 실적악화는 상선시장이 2008년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나타내자 각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로 눈길을 돌리면서 시작됐다. 당시 생소한 선박을 건조하는데 있어 우선 수주부터 하고보자는 식의 ‘묻지마 경쟁’이 결국 출혈로 이어진 것이다. 특히 가격경쟁력을 앞세우며 저가수주에 나선점, 또 계약에 있어서도 불리한 요건들을 안고가는 등 경험미숙을 그대로 드러냈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들은 혹독한 수업료를 지금도 치르고 있는 상황인 만큼 앞으로 수주할 해양설비에 대해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한 대형 조선소 관계자는 “해양플랜트 수주가 이어졌던 당시 세계 최초로 건조하는 선박인 만큼 원가계산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가 많았다”면서 “하지만 최근 한 대형 조선소는 최근 해양설비 입찰 당시 사업성을 고려해 빠지는 등 철저한 원가계산 및 계약요건을 강화하는 등 보수적인 관점을 유지하고 있어 추가부실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