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단속 마친 조선업계 전설들 해외서 ‘진검승부’
2015-05-05 17:00
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 새 사령탑, 초대형 선박 본격 수주경쟁
삼성중공업, 엔지니어링 합병 무산 딛고 해양플랜트 수주에 총력
삼성중공업, 엔지니어링 합병 무산 딛고 해양플랜트 수주에 총력
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집안단속을 마친 국내 조선업계 CEO들이 해외시장에서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주목된다. 특히 대표가 교체된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최근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초대형 유조선 수주 경쟁에서 맞붙고 있어 이들 새 사령탑들이 해외에서 어떤 보따리를 안고 올지에 관심이 쏠린다.
4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빅3(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 CEO들이 4일부터 7일까지 일정으로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해양기술박람회(OTC)에 참석했다. 또 오는 6월 2일부터 열리는 ‘2015 노르웨이 국제 조선 및 기자재 박람회(노르쉬핑, Nor-Shipping)’에도 참석해 해외 선주사들과 스킨십을 강화할 예정이다.
조선업계는 한국 조선업을 대표하는 역전의 명수들이 집안단속을 마친 뒤 새 CEO 명함을 들고 해외로 발걸음을 돌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정성립 사장 내정자는 노조측이 우려했던 구조조정 및 STX조선해양과의 합병, 추가 낙하산 인사 반대 등 7가지 사항에 대해 합의를 마친 뒤 가벼운 마음으로 해외 출장길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 8월 취임한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도 구조조정 등 굵직한 사안들을 마무리 지은 뒤 협력업체 대표들과 함께 이번 OTC 행사에 참석했다. 최 회장은 현대중공업 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던 지난 2009년 이후 약 6년만에 현대중공업 대표로 행사를 찾은 만큼 자신의 존재감을 대외적으로 알리는데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해외 행사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조선업계 ‘올드보이’들이 귀환한 회사가 공교롭게도 최근 발주가 예정돼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과 초대형 원유운반선 수주를 두고 경쟁중에 있다는 점이다. 즉 이들 새 CEO들의 이번 해외 활동이 차기 수주전에 있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이다.
트레이드윈즈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머스크에서 발주하는 2만TEU급 컨테이너선 6척에 대한 수주경쟁에 나선 상태다. 또 사우디의 국영선사인 바리(Bahri)는 앞으로 최대 30척의 VLCC 추가 발주 계획을 밝힌 만큼 치열한 물밑작업이 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OTC와 노르쉬핑 등 대형 행사는 최근 부진한 조선업계에 있어 중요한 이벤트 중 하나지만 최근 조선업황이 부진한 만큼 이번 행사 참여로 가시적인 성과를 갖고 오긴 어렵다”면서도 “각 회사 대표자들의 참석은 선주사들과의 스킨십 강화 및 앞으로의 수주를 가늠짓는 중요한 열쇠인 만큼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