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의 난' 금호석화vs금호아시아나 "박삼구 회장실 침입해 일정표 빼돌리기까지"

2015-04-29 10:46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형제의 난'이 진행중인 금호가 사이에 직원들을 동원한 '첩보전'까지 벌어진 것으로 확인됐다. 금호석유화학 측이 금호아시아나그룹 박삼구 회장실 담당 보안원에게 박 회장의 일정표를 청탁하며 향응을 제공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김관정 부장검사)는 금호아시아나그룹 직원에게 박삼구 회장의 일정표를 빼내달라고 청탁하며 향응을 제공한 혐의(배임증재)로 금호석유화학 박찬구 회장의 운전기사 김모(60)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9일 밝혔다.

검찰은 김씨의 부탁을 받고 박삼구 회장 비서실에 몰래 들어가 일정표를 빼돌린 혐의(방실침입 등)로 금호아시아나그룹 전 직원 오모(38)씨도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오씨에게 "박삼구 회장의 일정과 동향을 파악해달라"며 2012년 2월부터 작년 2월까지 28차례에 걸쳐 85만5000원 상당의 술과 밥을 사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의 부탁을 받은 오씨는 2012년 12월부터 이듬해 11월까지 56차례에 걸쳐 보안 리모컨 키로 회장 비서실 문을 열고 들어가 박삼구 회장의 일정을 파악했다.

오씨는 직원들이 자리를 비우는 점심때를 주로 이용해 비서실에 침입했으며 36번 가량 일정표 등을 문서로 촬영했고 20차례 눈으로 확인했다.

김씨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금호그룹은 2010년 박삼구 회장의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박찬구 회장의 금호석유화학으로 분리된 이후 이른바 '형제의 난'이 진행 중이다.

두 회사는 상표권 맞소송을 벌이는가 하면 지난해 9월 박찬구 회장이 형인 박삼구 회장을 4000억원대 배임 혐의로 고소한 건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조사1부(부장검사 조종태)에서 수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