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투자 열기에 창업판도 고공행진, 이래도 되나

2015-04-27 10:35
중국 창업판 또 장중 최고기록, 누적 상승률 85.81%, PER 97.32배

[사진 = 신화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증시의 뜨거운 투자열기와 함께 중국판 나스닥인 창업판(創嶪板 ·차스닥)도 달아오르고 있다. 이와 함께 IT 벤처기업 중심의 창업판이 중국판 '버블닷컴'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증폭되는 모양새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사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4일 창업판 지수가 장중 한때 2747.62로 역대 최고점을 찍는 등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27일 전했다. 올 들어 누적 상승률이 85.81%, 차스닥 상장사 평균 주가수익률(PER)도 97.32배에 도달했다. 이는 선전거래소 메인보드 시장 평균 PER의 3배, 중소기업 중심의 중소판(中小板) 평균의 두 배에 육박하는 높은 수치다.

PER은 주가를 1주당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비율로 일반적으로 주가가 내재가치에 비해 고평가 혹은 저평가된 것인지를 판단하는 지표다. 즉, 창업판 평균 PER이 100배 가까이 치솟았다는 것은 실제 수익률에 비해 지나치게 고평가됐다는 뜻으로 투기 과열의 조짐으로 판단된다. 

지난주 22일 기준 창업판 지수 100개 종목 중 30곳의 주가가 올 들어 이미 두 배 이상 뛴 것으로 조사됐으며 24일 종가기준 PER이 1000배 이상을 보인 종목도 20개에 달했다. 주가가 100위안을 넘어선 기업도 20곳 이상, 이 중 5곳의 주가는 200위안마저 웃돌았다.

물론 차스닥의 활황세는 IT 벤처기업 위주의 상장사들의 '고속성장'과도 연결된다. 올 4월 중순까지 발표된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창업판 상장사 대부분이 빠른 속도로 성장, 실적이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지난해 전년대비 순익규모가 증가한 기업만 전체의 70%, 순익이 두 배 이상 뛴 기업도 310곳에 달했다.

하지만 외신 등 해외에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판의 최근 급등세는 과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달 초 블룸버그 통신은 "현재 중국 IT 기업의 PER이 미국 버블닷컴(IT 종목 거품붕괴) 발생 당시 수준을 30~40% 가량 웃돈 상황"이라며 중국판 버블닷컴의 재현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와 반대로 신화사는 "단순히 PER이 100배로 치솟았다는 것만으로 거품붕괴 위기가 왔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며 "이는 단기적 현상일 뿐"이라고 진단했다. 단, "일부 상장사의 주가가 지나치게 급등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면서 거품 조짐이 감지된 것은 사실로 인정했다. 이와 함께 "옥석을 가릴 수 있는 평가 매커니즘과 빠른 시장화가 급선무"라고 창업판의 향후 과제도 제시했다.

실제로 창업판의 상장폐지 제도가 오는 5월 1일 실시를 앞두고 있다. 이에 쑹리핑(宋麗萍) 선전거래소 대표는 "현재 중국 증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적인 제도 구축을 통한 든든한 뒷받침" 이라며 "상장폐지제 도입 등 시장화를 통해 창업판 역시 경쟁과 도태 속에서 결국 안정적이고 건강한 시장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