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해커들, 오바마 이메일 털었다

2015-04-26 16:18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진=신화통신]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러시아 해커들이 지난해 10월 미국 백악관의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이메일 교신 내용까지 탈취해갔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 해커가 침입한 시스템은 보안장치가 되지 않은 것이긴 하지만, 백악관 당국은 해킹을 인지한 후 수 주 동안 거의 매일 대책회의를 가질 정도로 사안을 심각하게 받아들였다. 특히 대통령의 이메일이 탈취당한 사실 때문에 그동안 이 사건에 대해 함구하는 분위기였다고 신문은 전했다.

백악관은 이달초 백악관 컴퓨터 시스템에 대한 해킹 사실을 확인하면서 비밀정보가 훼손되지는 않았다고 밝혔으나, "공개적으로 시인한 것 이상으로 심각하고 우려스러운 침투"였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해커들은 국무부의 비보안 시스템에도 깊숙이 들어갔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사용하는 블랙베리로부터 수신되는 메시지를 관리하는 보안 서버를 뚫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커들은 대신 오바마 대통령이 정기적으로 교신하는 백악관 안팎 인사들의 이메일 저장소에 접근하는 방식으로 오바마 대통령이 주고받은 이메일을 털었다.

백악관 고위관리들은 사무실에서 컴퓨터 2대를 두고, 고도로 기밀화된 보안 네크워크와 비밀이 아닌 내용을 외부와 교신하기 위한 비보안 네트워크를 별도로 사용하고 있다.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정보기관들이 이용하는 보안 네트워크는 `공동정보교신시스템(Jwics)'이라고 불린다.

그러나 비보안 네트워크를 통해서도 일정, 외국 주재 대사 및 외교관들과 이메일, 인사이동이나 입법 현안에 관한 논의 등 민감할 수 있는 내용이 오가며, 그 와중에 정책에 관한 논의 내용도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관계자들은 시인했다.

관계자들은 탈취당한 오바마 대통령의 이메일 수나 내용의 민감성에 관해선 함구했으나 이메일 계정 자체가 해킹당한 것 같지는 않다고 신문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