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건설업계의 2% 부족한 진심

2015-04-26 15:25

아주경제 노경조 기자 = 기업마다 연초 주주총회를 거쳐 배당금을 지급하거나 사내 유보금은 쌓는 등의 결산을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한 건설사에서는 주총날 민간인 사찰이라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처음이 아니라는 점이 새삼 놀라웠다.

이 업체는 즉시 잘못을 인정하고, 담당자의 책임을 물었다. 그러나 어느 관계자의 말이 여전히 마음에 걸린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당연히 윗선(임원급)은 몰랐던 일이고, 사실 그렇게 큰 일은 아니지 않냐"고 말했다. 순간 머릿속이 하얘졌다. '정말 중요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냐고' 되묻자 그는 "그런 뜻이 아니다"라며 당황해 했다.

최근 방문한 서울 모처의 한 모델하우스는 정보 진위를 놓고 일종의 해프닝이 빚어졌다. 단지 모형도에서 남서(남남서) 방향을 남향이라고 소개한 것에 대해 일부 내방객들이 이의를 제기하며 제대로 설명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안내 직원은 "고객들이 이해하기 어려울테니 편의를 위해 이 같이 설명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추후 시정 조치했다.

재건축 사업지인 만큼 조합과의 갈등은 없었는지, 기간은 얼마나 소요됐는지를 물었더니 담당 분양소장은 "흔히 생각하는 조합과의 마찰은 없었다. 이번 분양까지 4년 남짓 걸렸다"고 답했다. 재건축 단지인 점을 감안하면 너무 빠른 사업속도라고 생각해 알아보니 해당 사업지는 2008년에 분양승인을 받은 곳이었다. 분양 승인 이후만 7년이 소요된 셈이다. 이 단지에 인기가 높은 4베이 평면이 많지 않은 이유도 설계 등이 오래 전에 이뤄졌기 때문이었다.

주주와 예비 입주자들은 각각 가치를 사고 팔거나 청약을 통해 건설사들의 이익에 기여하고 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처럼 회사의 규모가 커질수록 겸손한 자세로 진심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