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규하 기자 =4대강 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된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 건설공사’가 대형 건설사들의 짬짜미로 얼룩진 사실이 드러났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농업용저수지 둑 높이기 건설공사(4개 공구) 입찰에서 낙찰자·투찰가격(투찰률)을 담합한 삼성중공업·두산건설·KCC건설 등 8개 건설사들에 대해 시정명령 및 과징금 총 98억5600만원을 부과한다고 21일 밝혔다. 3공구 입찰에서 담합한 한화건설·태영건설에 대해서는 검찰의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고발키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풍림사업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지난 2010년 8월 공고한 ‘농업용 저수지 둑 높이기 건설공사’ 2공구 입찰에서 낙찰자·투찰가격을 담합했다. 낙찰자에는 삼성중공업이, 풍림산업은 들러리로 입찰하는 등 각각 94.82%, 96.91%의 투찰가를 실행했다.

같은 시기 3공구 입찰에서는 한화건설·태영건설이 가격경쟁에 따른 저가입찰을 방지할 목적으로 투찰가격(투찰률)을 사전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화건설은 99.98%, 태영건설은 99.96%로 투찰·합의했다.

아울러 4공구 입찰에서도 두산건설·글로웨이가 각각 낙찰자·들러리 참여에 합의하고 99.90%, 94.47%의 투찰률을 모의했다. KCC건설·새천년종합건설의 경우도 5공구 입찰에서 낙찰자 및 투찰가격을 사전 합의하는 등 실행에 옮긴 것으로 드러났다.

건설사별 과징금액을 보면 삼성중공업이 27억8500만원으로 가장 많이 부과됐다. 그 다음으로는 새천년종합건설(16억4100만원)·한화건설(14억2400만원)·KCC건설(10억9400만원)·두산건설(9억4200만원)·글로웨이(7억600만원)·태영건설(6억9000만원)·풍림산업(5억7400만원) 등의 순이다.

신영호 공정위 카르텔조사국장은 "대형 국책사업인 둑 높이기 건설공사 관련 입찰담합에 대한 조치를 통해 입찰담합 관행에 대한 주의를 또 다시 환기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2·4·5공구의 경우에는 조사과정에서 관련 사실을 전부 확인하는 등 사언규명이 이뤄졌으나 3공구 한화건설·태영건설 건은 검찰의 추가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위원회 결정에 따라 내려진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공공 입찰담합에 관한 감시를 강화하고 담합이 적발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중 제재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