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이군현 새누리당 사무총장 “4·29 재보선, 한 곳도 쉬운 데 없다”
2015-04-20 02:02
막중한 책무 맡은 선거기획단장, ‘성완종 파문’에도 ‘지역일꾼론’ 정공법 택해
아주경제 석유선 기자 = 4.29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열흘이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여야는 그야말로 사활을 건 선거전(戰)을 치르고 있다.
당초 옛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으로 3곳에 그쳤던 이번 재보선은 인천서구·강화을까지 추가돼 총 4곳으로 판이 커지면서 여야 모두에게 한 치 양보할 수 없는 싸움이 된 상황이다.
처음에는 여야가 이번 재보선을 ‘종북 심판’ 대 ‘정권 심판’을 표방해 차별화를 부각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여야 모두 ‘경제 살리기’를 화두로 삼으면서 공약이나 당색의 차별성 또한 사라져 한층 더 접전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여야 모두 전혀 예상치 못했던 ‘성완종 파문’이 정국을 강타하면서 여야 모두에게 이번 선거는 결코 피할 수 없는 진검 승부처가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무성, 문재인 대표를 위시한 여야 지도부가 매일같이 살인적인 스케줄을 소화하며 자당의 후보 유세지원에 나서는 것만 봐도 당장 ‘성완종 파문’을 넘어서는 문제뿐만 아니라 이번 선거에서 승기를 잡아야 내년 총선과 대선의 기선을 잡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가운데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선거기획단장을 맡은 이군현 사무총장의 어깨는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 사무총장은 특유의 우직함으로 소신을 밀어붙이는 인물로 통한다.
이 사무총장은 이번 재보선에서도 ‘허언’에 그치는 말 뿐인 공약과 일종의 정치적 스캔들에 묻어가기식 행보는 결코 국민이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때문에 그는 ‘성완종 파문’이란 커다란 파고에도, 당초 새누리당이 이번 선거 처음부터 제시했던 실천할 수 있는 정책을 앞세운 ‘지역일꾼론’이란, 일종의 정공법을 끝까지 밀어붙이겠다는 전략이다.
◆“4곳 중 단 한 곳도 승패 장담 못해”
3선 의원으로서 본인 역시 총선과 대선까지 수차례의 선거를 경험한 이 사무총장은 이번 선거에 대해서도 결코 예단은 금물이라고 말했다.
“그간 수차례 선거 중에서 단 한 번도 안심했던 적이 없습니다. 이번 선거 역시 단 한 곳도 승패를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일각에선 이번 선거 판세가 ‘일여 대 다야’ 구도여서 새누리당이 ‘어부지리’ ‘반사이익’ 등을 얻을 것이란 표현을 쓰는데 저는 그런 것을 추호도 기대하지 않습니다”
이번 재보선 지역구 4곳 중 3곳이 전통적으로 야권 강세 지역인 만큼 쉽지 않은 선거라는 것이 이 사무총장의 판단이다. 실제로 전통적인 야당의 텃밭인 광주서구을을 비롯해 서울관악구을, 경기 성남중원구 등은 보수여당 입장에선 막판까지 한 치도 소홀할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이 사무총장은 막판까지 ‘야권 연대’의 경계를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과거 선거를 보더라도 야권의 이합집산은 매선거마다 다양한 형태로 있어 왔기에, 투표 당일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며 “방심은 절대금물이라는 마음으로 이번 선거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서구을, 확실히 가장 어려운 승부처”
이 사무총장은 이번 4.29 재보선 지역 4곳 중 가장 어려운 승부처로는 단연 ‘광주서구을’ 지역구를 꼽았다.
여당 지도부는 전통적인 보수여당의 불모지인 광주서구을에서 ‘제2의 이정현’을 만들겠다며 전 식약처장인 정승 후보를 공천했다. 경기침체에 빠진 광주지역 경제 발전을 위한 진정성 있는 해법을 제시하고 그것을 반드시 실천하기 위해 새누리당 지도부는 언제든 정승 후보가 부르면 광주행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이같은 집권여당의 마음을 광주시민들이 믿고 응원해 준다면 현재 천정배-조영택 후보 2강 구도에서 3강 구도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기대다.
“광주서구을 지역은 대표적인 야당 텃밭이기도 하고, 출마하신 야당 후보(천정배, 조영택) 후보 또한 모두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지만 정승 후보는 재보선에 뛰어들지 않아 가장 어렵게 느껴지는 지역구입니다”
그러나 이 사무총장은 최근 정승 후보 지원 차 광주 현장을 살펴본 결과, 지역 민심이 이제는 어느 정도 변화되고 있음을 느낀다고 했다.
그는 “직접 광주에 가보면 정승 후보에 대한 인지도와 기대감이 매우 가파르게 상승하는 것을 피부로 체감할 수 있다”면서 “야당 2강 구도가 아닌 여야 3강 구도가 형성되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김무성 대표는 이미 여러 차례 정 후보가 당선될 경우, 앞서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된 이정현 최고위원처럼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할 것이라며 “광주서구을 지역뿐만 아니라 광주 경제 살리기를 위해 화끈하게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사무총장은 이 같은 약속은 결코 허언이 아닐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이정현 최고위원의 이른바 ‘예산 폭탄’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역시 가장 중요시 하는 정치적 소신이 바로 “지킬 수 있는 약속만 하는 것”이다.
그는 “당의 취약 지역인 광주서구을에서 승리하게 되면 호남인재 중용, 아시아문화중심도시특별법 개정안 통과 등 정책·예산지원 등 모든 면에서 진정성을 갖고 우선 배려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새누리당이 영남지역에서 벗어나 명실상부 ‘전국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완종 파문’ 정공법은 ‘경제 살리는 지역일꾼론’
이 사무총장의 말처럼 어느 곳 하나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이번 선거판에 최대 복병이 등장했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이 그것이다.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인물들이 현 정권의 국무총리, 대통령 비서실장인 데다 새누리당 현직 의원이다 보니 자연히 집권여당에겐 곤혹스러운 일이 됐다. 정국은 ‘시계 제로’ 상태로 빠졌고, 야당은 이 기회를 놓칠 새라 이번 재보선 반전 카드로 ‘부패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왔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에서 집안싸움 격이던 새정치민주연합에게는 판을 흔들 히든카드를 본의 아니게 거머쥐게 된 셈이다.
하지만 이 사무총장은 ‘성완종 파문’에도 아랑곳없이 경제 살리기에 앞장 설 능력 있는 ‘지역일꾼론’을 앞세운 사실상의 정공법을 선택했다. 정국이 혼란스러울수록 선거는 ‘정책’으로 승부해야 한다는 것도 그가 생각하는 선거전략이자, 그간 다수의 선거를 치르면서 확인한 경험치 때문이다.
그는 재보선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16일 선거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도 “오늘부터 선거운동기간 사무총장으로서 새정치연합에 공식요청드리는 것은 재보선부터는 선거운동 시작부터 투표당일까지 정책선거로만해서 정치혁신을 여야가 함께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는 지역구 국회의원 선거다. 지역일꾼, 경제를 살리는 ‘일머리를 아는 사람’을 뽑는 선거”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번 재보선이야말로 ‘성완종 파문’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집권여당이 약속을 지키는 정치를 보여줄 기회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이번 선거 역시 막판까지 승패를 장담할 수 없는 어려운 선거일 것이라 예상하면서도, 만약 소기의 성과를 낼 경우 내년 총선의 전략을 세우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그러기에 그가 이번 재보선에서 민심에 호소하는 것은 생각보다 크지 않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내세운 공약을 지키는 ‘작은 실천’부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몇 석을 확보하느냐는 예단을 하기보다 집권여당으로서 작은 실천이라도 가능한 지역 공약과 정책을 가지고, 민심을 얻도록 최선을 다한다면 민심이 응답할 것입니다. 또한 그 민심을 확인하고 국정에 반영하는데, 게을리 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