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재산권‘ 시대 오나…버라이즌 등 美기업 상표 등록 서둘러

2015-04-15 11:17

▲ 지난해 11월 오픈한 버라이즌 와이어리스의 시카고 매장 전경. 버라이즌 와이어리스는 매장 고유의 향기를 이용한 마케팅 기법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제공]


아주경제 최서윤 기자 = 미국 기업들이 자사 특유의 향기를 다른 기업이 흉내 내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상표(Trademark) 등록 신청을 서두르고 있다고 월스트리스저널(WSJ)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제품 고유의 향기를 만들어 이 향기를 브랜드 정체성으로 연결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최근 업계의 마케팅 추세에 힘입어 향기 상표 등록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현악기 우쿨렐레를 만드는 ‘SHS 인터내셔널’은 악기가 풍기는 피냐 콜라다(럼주에 파인애플 주스와 코코넛을 넣은 칵테일) 향기에 상표를 획득했다.

지난해 가을에는 미국 최대 이동통신사인 ‘버라이즌 와이어리스’가 보스턴, 시카고, 휴스턴 등의 매장에서 나는 사향(flowery musk)에 관한 상표권을 받았다. 미국 최대 항공사인 유나이티드 콘티넨털 홀딩스는 공항 라운지와 시카고 오헤어 공항 탑승 브리지에서 풍기는 향기에 대해 상표 등록을 추진할 방침이다.

향기에 관한 상표 등록을 위해서는 향기가 제품을 인식하도록 돕는 역할만 해야 하며 이를 벗어나 실용적인 기능이 있으면 안 된다. 향수나 공기청정기의 향기 등은 주위를 향기롭게 하는 실용성을 갖췄기 때문에 상표로 등록될 수 없다.

미국에서 등록된 상표 200만개 가운데 향기와 관련된 것은 아직 12개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자사 제품에 고유한 향기를 입히는 작업을 하고 있어 향기 상표 등록이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영국에서는 현재 2건의 향기 상표가 등록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