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만의 한·일 안보대화...일본 "방위·안보 활동시 한국 주권 존중할 것"

2015-04-14 20:56

[사진 = 외교부 홈페이지]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첨예한 과거사 갈등 속에서 5년 만에 재개된 '제10차 한·일 안보정책협의회'에서 일본이 '방위·안보 활동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주권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우리 측에 전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14일 오후 서울 광화문 외교부 청사에서 개최된 제10차 한일 안보정책협의회 개최 직후 기자들에게 "일본 측이 안보법제 정비나 미일 방위협력지침 개정 과정에서 평화헌법의 정신을 견지하면서 이를 투명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이 당국자는 "우리 정부는 작년 7월1일 일본정부가 헌법 해석변경을 통해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을 주내용으로 하는 각의결정을 한 이후, 우리 국내적으로 일본의 안보법제 정비와 미일 가이드라인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은 상황임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측은 일본의 안보법제정비와 미일 가이드라인 개정이 평화헌법의 정신을 견지하면서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고, 과거 역사로부터 기인하는 주변국들의 의구심과 우려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한 일본측의 논의 동향 설명을 요청했고, 일본 측으로부터 상세한 설명이 있었다"며 "한반도 안보와 우리 국익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의 경우 우리의 요청 또는 동의가 없는 한 용인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구체적인 협의내용과 관련해 이 당국자는 "전반적인 동향 설명은 있었지만 일본 내 세부내용 논의가 진행 중이라서 확정된 사안이 아니다"라면서 "미일 방위협력지침은 4월 말에 개정될 것이고, 5월로 들어서면 방위안보법제 정비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일본 측은 이날 협의회에서 한일 국방장관회담의 조기 개최를 거듭 제의했고, 우리 측은 "제반 여건을 고려해 추진 여부를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국방 라인 국장급이 참여하는 '2+2' 형태의 안보정책협의회는 1997년 양국 외무장관회담에서의 합의에 따라 이듬해인 1998년 1차 회의가 개최됐다. 그러나 양국간 과거사 등을 둘러싼 갈등이 고조되면서 2009년 12월 제9차 회의를 끝으로 중단됐다가 이번에 5년여 만에 재개됐다.

이날 협의회에는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과 이하라 준이치(伊原純一)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이 한일 양측 수석대표로, 박철균 국방부 국제정책차장과 스즈키 아쓰오(鈴木敦夫) 일본 방위성 방위정책국 차장이 차석대표로 각각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