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국민 63% “호세프 대통령 탄핵해야”…국정평가 추락세는 ‘주춤’

2015-04-13 14:35
국민 27만 여 명, 거리 시위 참여…일각에선 탄핵 명분 약하다는 지적도

[사진=CNN 방송화면 캡쳐]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 비리 스캔들에 휘말린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브라질 국민의 절반 이상이 찬성의 뜻을 밝혔다고 CNN 등이 12일(현지시간) 전했다.

이에 따르면 현지 여론조사업체 다타폴랴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비리 스캔들과 관련해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63%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탄핵 반대는 33%에 그쳤다.

응답자의 57%는 호세프 대통령이 페트로브라스 비리를 알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치권과 검찰은 호세프 대통령이 비리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이날도 호세프 정부의 탄핵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됐다고 허핑턴포스트 등 외신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시위대는 브라질을 상징하는 노란색과 초록색의 옷을 입고, “변화가 필요한 시간(Time for change)”라는 구호를 외치며 거리행진을 이어갔다. 현지 경찰은 상파울로 거리에 약 27만5000명의 국민이 탄핵 시위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번 반정부 시위는 국영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비리 스캔들을 계기로 촉발됐다.

연방경찰과 연방검찰의 조사에서 대형 건설업체들이 페트로브라스에 장비를 납품하거나 정유소 건설 사업 등을 수주하는 과정에서 막대한 뇌물이 오간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뇌물 가운데 일부는 돈세탁을 거쳐 주요 정당에 흘러들어 간 것으로 확인돼 전 국민적인 공분을 샀다.

그러나 검찰 조사 결과 아직까지 호세프 대통령이 페트로브라스 비리 스캔들에 직접적으로 관련됐다는 증거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추진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브라질 헌법은 연방 상·하원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으로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호세프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지난달 대비 다소 와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달 조사 결과 긍정 13%, 보통 27%, 부정 60%로 집계돼 지난달 3월 긍정 13%, 보통 24%, 부정 62%였던 것과에 비해 호세프 정부에 대한 평가가 소폭 회복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정운영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다소 완화됐으나, 부정적 여론이 여전히 60%를 웃도는 수치를 보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 9∼10일 이틀간 171개 도시 2834명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오차범위는 ±2%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