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열애설 마케팅…구설수 홍보의 득과 실

2015-04-13 12:02

[사진 = 아주경제 아주스타부 장윤정 기자 ]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 1970~80년대 연예인에게 열애설은 금기였다. 대중의 연인이자 이상형인 그들이 누구누구와 연애한다는 것이 알려지면 인기는 땅에 떨어지고 흉흉한 소문이 나돌기 일쑤였다.

특히 여자 연예인은 열애설을 들키지 않도록 조심 또 조심했다. 유교적 문화의 영향으로 여자 연예인의 스캔들은 그야말로 치명타였다. 세상이 바뀌었다. 요즘은 연애하다 호텔에서 걸려도 거리낄 것 없는 세상이 됐다. 가수 수지와 배우 이민호는 머나먼 유럽의 호텔에서 밀회하는 장면이 언론에 노출됐지만 “잘 사귀고 있으니 예쁘게 봐 달라”고 해맑게 말한다.

나아가 터부시 됐던 '열애설'은 이제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으로 환영받기도 한다. 연예인의 연애를 부정적으로 받아들였던 과거와는 달리 팬 문화가 성숙해졌을 뿐 아니라 당사자들의 '동반상승' 효과로 연예기획사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은 이슈다.

이러한 배경 속에 연예인과 기획사들은 슬그머니 연애설을 퍼뜨린다. 각종 연예지들이 법석을 떨기 시작하면 그때 가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슬쩍 오리발을 내민다. 몸값을 올리기 위한 마케팅 전술이다. 상품에 대한 '소음(noise)'을 일부러 만들고 이를 판매에 이용한다는 뜻에서 전문가들은 이 상술을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부른다.

최근 케이블TV 엠넷 ‘슈퍼스타K5’ 출신 박시환과 같은 프로그램에서 톱4까지 진출하며 함께 경쟁했던 김민지의 열애설이 났다. 공교롭게도 열애설이 퍼진 '그날'은 바로 박시환의 신곡 앨범 발매일이었다. 보도 직후 박시환 측은 사실 확인을 요하는 취재진에 친하게 지내는 사이지만 연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과연 우연이었을까? 앨범 발매일에 맞춰 열애설 혹은 결별설이 터지는 경우가 심심찮게 등장하다 보니 우연으로만 보기엔 뒷맛이 남는다.

열애설 마케팅은 분명 활동 초반에는 인지도를 높일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반복될 경우 되레 무관심과 냉소를 부른다. 특히 인지도가 낮은 연예인일수록 노이즈 마케팅이 거듭되면 실속도 없이 신뢰만 잃을 뿐이다. 화제가 곧 인기는 아니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