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2015] 아마추어 양건, “커트통과 넘어 ‘로 아마추어’ 해야지요”

2015-04-08 09:11
지난해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 챔피언으로 첫 출전…“버바 왓슨과 플레이하지만 내 게임에 집중할 터”

 

대회를 이틀 앞둔 7일 연습라운드를 마친 후 오거스타내셔널GC 클럽하우스 앞에 선 양건.
                                                                                              [사진=김경수 기자]




“첫 출전이지만 커트를 통과하고 ‘로(low) 아마추어’를 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한 양건(샌디에이고 주립대·22)의 각오다.

98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아마추어는 모두 7명이고 양건은 그 가운데 한 명이다. 지난해 8월 US아마추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내로라하는 아마추어 강호들을 차례차례 꺾고 우승한 그는 마스터스 뿐 아니라 US오픈과 브리티시오픈 출전권까지 획득했다.

그는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하지만, 미국PGA 투어프로인 노승열(나이키골프)이나 재미교포 제임스 한보다는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라운드한 경험이 많다.

7일 연습라운드를 마친 그는 “모든 선수들이 우승을 바라고 출전하겠지만, 내 목표는 아마추어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이라며 “그러나 이 대회는 출전하는 일 자체가 영광이기 때문에 재미있게 한 주를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관례에 따라 지난해 챔피언(버바 왓슨)과 함께 1,2라운드를 플레이한다. 또한명의 동반자는 세계랭킹 11위인 저스틴 로즈(잉글랜드)다. 왓슨과 로즈 모두 세계적 선수들이다. 그런데도 양건은 “왓슨도 그렇겠지만, 나도 동반자를 의식하지 않고 내 게임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양건의 캐디는 US아마추어선수권대회에서 그의 백을 멨던 리처드 그라이스다. 그라이스는 전문캐디가 아니라, 일반인이다. US아마추어대회가 열린 코스의 회원으로 인연을 맺어 우승까지 하고, 내친 김에 마스터스에서도 호흡을 맞추게 됐다. 당시 결승전에서 양건이 퍼트할 때 그가 선수 뒤에 바짝 있어서 경기위원으로부터 지적을 받기도 했다. 이에 대해 양건은 “그 지적을 받은 것은 맞다. 그 일을 거울삼아 이번 대회에서는 조심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양건의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는 290∼300야드다. 오거스타내셔널GC의 파5홀은 짧은 편이다. 가장 긴 홀이 575야드(2번홀)이고, 평균길이는 546야드에 불과하다. 그같은 장타자들에겐 2온이 가능하다. 양건은 “파5홀이 짧긴 하지만, 홀마다 경사가 심하기 때문에 조심해서 공략해야 한다”며 신중하게 임할 것임을 밝혔다.

한국 아마추어 골퍼가 마스터스에 출전한 것은 양건이 다섯째다. 김성윤(2000년) 안병훈·한창원(2010년) 이창우(2014년)가 오거스타내셔널GC를 밟았으나 모두 커트탈락했다. 양건이 새 장을 열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