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노 전 일본외무성 국장 별세
2015-03-31 17:39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요시노 분로쿠(吉野文六) 전 외무성 아메리카 국장이 29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요시노 전 국장은 오키나와(沖繩) 반환을 둘러싸고 체결된 미국과 일본의 밀약(密約)을 일본 정부 관계자로서는 처음 인정했다.
31일 교도통신과 도쿄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요시노 전 국장은 29일 오전 9시 10분 요코하마(橫浜)의 자택에서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은 1971년 1월∼1972년 6월 외무성 아메리카 국장으로 근무하며 미국과 오키나와 반환에 관한 교섭을 담당했다. 미국이 오키나와 영유권을 일본에 반환할 때 미군 용지의 원상회복 비용 400만 달러를 일본이 부담하기로 한 밀약이 있었는데 당시 니시야마 다키치(西山太吉) 마이니치(每日)신문 기자가 이를 기사로 폭로했다.
니시야마 씨 등은 보도 후 기밀 누설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고 요시노 전 국장은 1972년 당시에는 법정에서 밀약의 존재를 강하게 부정했다. 2000년 관련 공문서 일부가 미국에서 발견됐음에도 일본 정부는 밀약을 계속 부인했으며 요시노 전 국장은 2006년 2월 뒤늦게 밀약의 존재를 마이니치신문에 인정했다.
요시노 전 국장은 증언 후 기자회견에서 "과거를 망각하거나 역사를 왜곡하려고 하면 국민에 마이너스가 되는 것이 크다"고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요시노 전 국장은 1918년 일본 나가노(長野)현에서 태어났으며 도쿄제국대(현 도쿄대) 법학부 재학 중인 1941년 외무성에 발을 들여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