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에 석탄·가스 화학 주춤… 한국 석유화학 반전 가능성
2015-03-26 14:06
한국 석유화학산업을 위협하는 석탄과 셰일가스 등 저가 원료 기반의 석유화학산업이 저유가로 경쟁력 저하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유가 하락은 석유화학산업의 원가 인하 요인이지만 국내 업계는 침체를 겪었다. 유가 하락 요인으로 수요 침체 영향이 컸고 이에 따라 제품 가격도 하락해 마진이 줄어든 탓이다. 더불어 중국 등 수출시장에서의 자급력 확대 및 중동산 제품 유입 등 경쟁심화 현상도 계속됐다.
하지만 저유가 상황이 길어지면서 터닝포인트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가격 하락으로 제품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원유 기반 화학산업의 원가경쟁력이 제고되는 상황이다.
아시아 석유화학 기초유분(크래커) 설비의 80% 가량은 원유에서 나오는 납사를 원재료로 쓴다. 이에 비해 중동과 북미 등지에서는 가스 기반 화학 설비들이 늘어났다. 고유가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스 기반 화학설비가 경쟁력을 얻은 것이다.
그러다 유가가 폭락하면서 가스 화학설비의 부흥이 예상보다 못하다는 지적이다. 여전히 납사 크래커에 비해 경쟁력이 높지만 전보다 경쟁력이 낮아진 게 사실이다. 또한 북미 쪽 셰일가스 개발 프로젝트가 몰리면서 건설비용이 상승, 가스 기반 설비의 증설이 다소 늦춰질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코트라 실리콘밸리 무역관에 따르면 유가 하락은 미국의 셰일 오일 생산 붐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주며 소규모 오일 생산기업의 파산으로 연결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유가가 80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2015년도 생산의 40%는 경제적이지 않다고 발표했다. 한 전문기관은 오일 드릴, 각종 장비 등 기본적인 비용을 고려할 시 유가가 55달러 이하로 떨어질 경우 소규모 셰일 오일 생산업체는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평가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제유가 하락으로 북미 지역의 산업생산이 빠른 속도의 하향세로 접어들었으며, 석유 시추리그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미국 내 셰일개발 붐을 주도한 중소기업들이 심각한 현금부족난에 시달려왔으며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부채와 자본 유입에 의존해왔다는 데 기인한다. 전통 유정에서보다 셰일정에서의 생산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경우 막대한 석탄 부존자원을 활용해 석탄화학설비 증설이 예상되고 있으나, 역시 유가 하락이 사업성을 떨어뜨린다. 업계 관계자는 “납사 크래커는 에틸렌 1톤을 만들 때 물이 1톤 정도 들어가지만, 석탄화학설비(CTO)는 물이 30톤 정도가 들어간다”며 “CTO 설치지역이 석탄 매장지와 가까운 서북쪽과 내몽고에 몰려 물을 조달하기 어려운 난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비용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는 얘기다.
중국이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규제를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석탄화학이 환경문제를 야기한다는 점과 탄소배출권거래제 시행 시 원가가 오를 것이라는 문제 등도 제기되고 있다.
한편, SK이노베이션(SK종합화학), LG화학, 한화케미칼, 롯데케미칼 등 국내 화학 대기업들은 지속적인 기술 개발을 통한 운영비 절감과 고부가 특화제품 강화 노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 경쟁 심화에 대응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석화 업체들이 설비 가동 효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면서 운영비 절감에 따른 원가경쟁력이 상당히 높아졌다”며 또한 “해외 저가 원료 개발을 위한 탐색작업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울러 “중국의 자급률이 높아지고 중동산 제품이 유입되고 있지만, 국내업체들은 범용 제품과 차별화된 물성의 고부가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해 가격 프리미엄을 얻는 방향으로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