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김태훈 배달통 대표 “배달통은 수수료가 아닌 신뢰를 먹고 사는 기업”

2015-03-26 08:02

[김태훈 배달통 대표, 사진-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정광연 기자 =배달앱 시장의 성장세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이미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 시장 규모는 올해 최대 2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며 이른바 ‘빅3’ 배달앱의 다운로드 수는 3000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바야흐로 ‘배달앱 전성시대’다.

배달의민족, 요기요와 치열한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는 배달통(대표 김태훈)은 배달앱 ‘빅3’ 중 가장 먼저 서비스를 시작한 기업이다. 지난 2010년 4월 세계최초의 배달앱인 배달통을 선보인 이후 지금까지 약 20만개의 가맹점을 확보, 업계 최다 인프라를 구축했다.

무엇보다 경쟁사에 비해 크게 낮은 2.5%의 수수료(요기요 12.5%, 배달의민족 5.5~9%)는 ‘상생’을 가장 먼저 강조하는 배달통의 강점이다. 덕분에 배달통은 ‘빅3’ 중 가장 적은 마케팅비를 쓰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보적인 신뢰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서비스 5년째에 접어든 김태훈 대표가 꼽은 가장 큰 사업 성과는 ‘배달통’ 그 자체다. 배달앱이라는 개념 자체조차 성립되지 않던 시절 사업을 시작해 이제는 배달 시장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안착시켰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2011년부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해 지금은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른 상태다. 다만 순이익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인데 이는 배달통이 당장의 이익보다는 장기적 목표를 위해 인프라 구축 등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배달앱 시장은 가파른 매출 상승세에 비해 순이익 면에서는 예상보다 성장이 느린 편이다. 특히 경쟁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마케팅 비용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최저가’와 ‘할인’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배달앱들의 ‘치킨게임’은 우려를 자아내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배달통이 마케팅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가장 큰 이유는 가맹 점주들의 부담을 낮추기 위함이다. 한때 8.8%에 달했던 수수료를 2.5%까지 파격적으로 낮출 수 있었던 것 역시 ‘출혈 마케팅’을 자제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덕분에 배달통은 점주들 사이에서 가장 ‘착한’ 배달앱으로 꼽힌다.

김 대표는 공격적인 마케팅 경쟁이 조만간 막을 내릴 것으로 전망한다. 배달앱에 대한 고객들의 인지도가 상당히 높아진 이상, 이제는 마케팅이 아닌 서비스 차별화가 고객 선택의 기준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는 “고객들이 배달앱에게 원하는 본질은 다양한 음식, 그 중에서도 맛있는 음식을 편리하게 배달해서 먹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 더 많은 가맹점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특히 제대로 된 맛집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노력 덕분에 배달통은 점유율은 조금 떨어지지만 고객 만족도의 척도가 되는 재방문율 부분에서는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서비스와 음식의 질 모두를 잡는다는 정책 덕분이다.

배달통이 극복해야 할 장벽은 수수료 ‘논란’ 혹은 ‘편견’이다. 배달앱 시장이 커지면서 점주들의 수수료 부담도 가중되고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은데, 이런 여론은 배달통에게도 무자비한 비판을 가하는 중이다. 타 배달앱에 비해 1/5~1/2 수준에 불과한 최저 수수료를 유지하는 배달통 입장에서는 상당히 억울한 부분이다.

김 대표는 “수수료에 대한 불만은 실체가 없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배달통을 통한 배달 주문에서 수수료가 전혀 없는 전화주문이 자치하는 비중은 80%에 달한다. 20%의 모바일결제에서만 2.5%에 수수료가 발생하는 구조다. 이런 수치들을 종합할 때, 배달통의 수수료가 음식점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주장은 상당 부분 왜곡됐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전단지와 책자 등 전통적인 마케팅과 배달앱을 병행할 때 점주들의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부분에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 아울러 일부 배달앱이 모바일결제를 강요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배달앱 전체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김 대표가 인터뷰 내내 점주들의 ‘선택과 집중’을, 기업들의 자성을 함께 강조한 이유다.

그는 단순히 저렴한 가격만으로 경쟁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기업의 수익성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배달’에만 치우져 ‘품질’을 등한시 할 경우, 고객들의 외면을 받게 되는만큼 서비스와 맛 모두를 잡을 수 있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배달통은 수수료가 아닌 점주와 고객들의 신뢰를 먹고 사는 기업”이라며 “소규모 음식점들과 상생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