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구글이 콘텐츠 전략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에 나선다. 애플과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양에서 질로 무게중심을 옮긴다. 구글은 세계 190개국에서 전개하는 콘텐츠 장터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 제공되는 콘텐츠에 대한 연령 등급심사를 의무화하고 악성코드 등 부적절한 앱을 가려내기 위한 사전심사 절차를 도입한다.

구글은 17일(현지시간) 안드로이드 개발자 블로그를 통해 연령 등급심사는 앱과 게임에 적용되며 5월부터 전면 의무화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등록돼 있는 앱과 게임 중 심사를 받지 않은 콘텐츠는 ‘등급없음’으로 표시돼 지역에 따라 이용이 불가능해질 가능성도 있어 국내 앱 개발 업체들의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앱 개발업계에서는 "이번 구글의 심사가 적용될 경우 기존에는 앱 개발 후 빠른 시간에 앱을 게재해 바로 이용되는 이점이 많았지만, 사전 심사 등이 도입될 경우 시간이 지체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구글과 애플의 앱 이용 점유율은 각각 60%와 40% 정도가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구글이 추진하는 연령 등급심사는 ‘국제애플리케이션등급심의위원회(IARC)’의 기준을 채택한다. 콘텐츠 내용에 따라 이용자의 연령등급을 표시하지만, 국가와 문화권에 따라 사정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해당 국가의 사정을 최대한 고려한다고 밝혔다.

구글은 모든 애플리케이션과 게임 개발자에게 수주 이내 연령등급을 취득하도록 요구할 방침이다. 또 전문가들에 의한 앱 사전 심사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적절한 앱, 지적재산권 침해, 폭력, 성적표현 등 개발 지침에 위배되는 내용이 포함됐을 경우 ‘구글 플레이 스토어’의 게재에 앞서 개선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게재가 금지된다.

시장조사업체 앱피규어스에 따르면 구글이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은 2014년 약 142만개였으며 애플의 120만개을 처음으로 웃돌았다. 전문가들은 구글 플레이 스토어가 급속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사전 심사 과정을 생략하면서 구글 스토어에서 제공할 앱 늘리기에 치중해왔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이제 애플의 앱 개수를 따라잡게 되면서 "양보다 질로 이행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