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위기’ 하이디스, SK하이닉스 공단 노조 손잡고 투쟁 지속

2015-03-18 14:21

지난 7일 하이디스 노조는 서울 광화문 대만영사관 앞에서 공장폐쇄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제공=하이디스]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대부분의 직원들이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액정화면(LCD) 제조업체 하이디스 테크놀로지가 국내외 투쟁 활동을 이어간다.

18일 하이디스 노조 측에 따르면 오는 22일 2차 대만 원정길에 올라 이잉크의 모기업 영풍그룹 사옥 앞에서 정리해고 철회·공장 운영 지속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하이디스 노조는 30여명의 규모로 27일까지 4박 5일간의 일정으로 대만을 찾아 영풍그룹 회장과의 면담을 요구하며 현지에서 하이디스 사태를 알리는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지난 2월 하이디스의 1차 대만 원정 투쟁에서 영풍그룹 측은 공장은 폐쇄하고 특허권 사업은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이디스 노조는 지난 17일 서울 광화문 대만영사관 앞에서 대만영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는 농성을 약 3시간 동안 진행했다.

결국 안국서 경제참사관이 노조 측을 만났고 안 경제참사관은 “사기업이라 영사관에서 개입하는데 한계가 있다”며 “노조에서 요청하는 내용이 충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하이디스 공장이 위치한 SK하이닉스 공단의 노조도 하이디스와 연대할 뜻을 밝혔다.

SK하이닉스 공단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하이디스 사측에게 공장폐쇄·정리해고를 즉각 철회하고 교섭을 통한 존속과 고용을 유지하기 위한 대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하며 정부와 국회에게 이잉크의 경영행태에 대한 관리 감독과 함께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할 것을 요구했다.

하이디스는 광시야각기술(FFS)을 보유한 LCD 제조업체로 1989년 현대전자 LCD사업부로 시작해 2001년 분사했다.

2002년 부도난 현대전자를 분리 매각하는 과정에서 LCD사업부가 중국 ‘비오이’에 매각됐다.

비오이가 기술 자료를 유출한 채 하이디스를 부실기업으로 전락시키면서 회사는 2006년 부도 처리됐고 대만 이잉크가 하이디스를 인수했다.

이잉크도 기술개발이나 설비에 대한 투자는 거의 하지 않고 특허권을 대만 업체들과 공유하며 외부 OEM(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생산을 진행하면서 하이디스의 매출은 줄고 생산시설은 노후화됐다.

두 번의 매각과 법정관리 등을 거치며 2000명에 달하던 하이디스의 직원은 377명으로 줄었다.

회사측은 최근 3차 희망퇴직 공고를 내며 현재 남아있는 377명의 직원 중 335명의 직원에게 오는 31일부로 정리해고 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