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과거사 희석 시도 '잰걸음'

2015-03-15 13:04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일본 정부가 미국의 유수 대학들을 겨냥해 미화 1500만 달러(169억3200만원)가 넘는 일본학 연구 자금을 투입한다. 일본과의 문화교류 증진과 우호적 대일 여론을 조성하려는 순수한 공공외교 목적을 넘어 전쟁범죄와 군대 위안부 등 과거사를 '세탁'하려는 의도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워싱턴DC의 조지타운 대학과 매사추세츠 주의 MIT 공대는 일본 정부로부터 각각 500만 달러(56억4400만원)의 자금을 받는다.

이 자금은 일본학 연구 목적으로 제공되며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2015∼2016 회계연도 예산을 통해 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뉴욕의 컬럼비아 대학은 일본 정부로부터 2014∼2015 회계연도 예산에 배정된 500만 달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일본 국제교류재단인 '재팬 파운데이션'도 미국을 비롯한 해외 6개 대학에 각각 20만 달러가량의 공공외교 자금을 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이 같은 움직임은 순수 공공외교 목적이 아닌 일본의 과거사 관련 연구와 기록을 수정하기 위한 것이라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일본 정부는 한국과 중국의 과거사 공세로 미국 내에서 일본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다"며 "미국 학계를 겨냥해 본격적으로 역사수정 움직임에 나서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소식통은 "일본은 지난해 말 뉴욕주재 총영사관을 통해 미국 맥그로힐 출판사에 위안부 관련 내용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했다가 거부당한 바 있다"며 "일본의 과거사 희석 의도가 되레 역풍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