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아시안인프라투자은행 가입여부 이달 중 결정할 전망
2015-03-15 09:30
아주경제 노승길 기자 = 정부가 이달중에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의 창립 회원국 가입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은 영국의 AIIB 가입 결정에 불만을 드러내는 등 견제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어 한국 정부의 고민은 더 깊어지는 모습이다.
15일 정부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AIIB에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할지 결론을 내고 중국 측에 의견을 전달할 계획"이라며 "아직 내부 방침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아 가입 여부를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3월을 넘기더라도 AIIB에 가입할 수 있는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영향력을 더 많이 행사할 수 있는 창립 회원국 지위를 얻기 위해 가능한 한 이달 내에 결론을 내겠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다.
그러나 AIIB 가입은 경제적 실익 뿐 아니라 미국의 견제 움직임도 고려해야 하므로 한국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인도 등 21개국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자본금 500억 달러 규모의 AIIB 설립을 공식 선언했다.
한편으로 AIIB의 설립은 중국이 미국 주도의 세계 금융질서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민다는 의미도 있다. AIIB가 미국과 일본 중심의 아시아개발은행(ADB)이나 세계은행(WB)의 대항마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AIIB 설립에 대해 견제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영국이 G7(주요 7개국) 국가 중 처음으로 AIIB 가입 의사를 밝히자 사전 협의가 없었다고 비난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건설과 기술, 자금, 경험 등 인프라 관련 분야에서 우위를 갖고 있어 중국으로부터 끊임없이 AIIB 가입에 대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한중 정상회담에서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국이 AIIB 창립 회원국으로 참여하기를 희망한다는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한국으로서는 국내 건설업계의 아시아 지역 본격 진출과 국제 사회에서의 위상 상승 등 AIIB 가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득과 함께 미국의 견제 움직임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운 '고차 방정식'"이라며 "3월 말까지 관계부처 의견과 주변국 동향 등을 살펴보고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